중국 증시의 폭락과 위안화 절하 충격이 채권시장에까지 후폭풍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흘러드는 가운데 자본유출에 따른 유동성 경색과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증가 등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도 레버리지 투자가 성행함에 따라 이때 불량 회사채의 디폴트라도 발생하면 그 충격은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한 달간 중국 회사채 발행 규모는 800억 위안, 1∼7월의 누적 발행량은 5천억 위안에 달했다.
그동안 해마다 약 1천억∼2천억 위안씩 발행되던 것에 비하면 2~5배 늘어난 것으로 증가 속도가 증시보다 더 빠른 편이다. 회사채 단일 발행규모는 몇억에서 최대 몇십억 위안 수준인데 대부분 발행되자마자 즉각 판매되는 상황이다.
◇ 단기시중금리 4개월래 최고…유동성 경색 우려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단기 시중금리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은행시스템의 유동성의 척도인 오버나이트 레포금리는 19일 5bp(1bp=0.01%p) 상승한 1.78%로 올라 지난 4월 23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7일물 레포금리 역시 3bp 오른 2.53%로 7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중국인민은행이 14개 금융기관에 1천100억위안(20조1천900억원)을 공급하면서 유동성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동부증권 채권전략팀의 문홍철 연구위원은 “현재 중국 채권시장을 볼 때 더욱 중요하고 우려할 요인은 위안화 절하에 따른 자금 이탈 현상이다. 이로 인해 유동성이 말라가고 단기금리가 오르고 급등 조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금리는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자본유출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의 외화보유액도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매입에 나서면서 올해 외화보유액이 400억달러(47조2천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 증시 폭락에 채권으로 투자금 이동
증시가 폭락하고 안정 조짐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갈 곳을 잃은 투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주식시장의 안정성이 취약해지면서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졌다.
자본시장정책연구원의 안유화 박사는 증시 폭락 후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려가 투자를 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신용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의 김경환 연구위원은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채무부담도 줄일 수 있지만 지금은 증시가 폭락해 이런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위원은 부동산 회사들이 과거 자금을 주로 해외에서 조달하느라 비용이 많이 들어갔는데, 요즘 증시 이탈자금이 쏟아져들어오면서 저리로 채권을 발행해 이익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채권시장은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채권발행규모는 모두 3조 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39%나 급증했다.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36조위안으로 1분기 발행액만 10%에 전체시장의 10%에 육박할 정도다.
중국 정부가 채권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며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경제의 불안한 여건과 맞물려 자칫 거품의 단초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
김 연구위원은 재정지출을 위한 채권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금리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금리인상 가능성에 촉각…채권시장 최대 악재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상승 우려가 제기된다면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박사는 현재 중국 당국이 계속 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물가가 게속 오르고 인플레율이 위험 수준에 달했다는 판단이 들면 4분기께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1.6% 올라 올들어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에서 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돼지 고기 가격이 16.7%나 상승해 소비자물가가 0.48%포인트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중국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안 박사는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가격이 떨어지므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아도 물가가 올라가면 시중금리는 자동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연구위원은 금리인상 등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지거나 그럴 조짐을 보일 경우 채권 보유자들이 손실 방지를 위해 투매로 돌아설 수 있다면서 이 또한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하나대투증권도 보고서에서 3분기에 경기와 통화 및 환율정책의 불확실성의 크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년간 마이너스를 보였다면서 기업 가동률이 많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들의 여건은 더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 증시폭락 촉발한 신용거래 채권시장 성행
채권시장에 대한 또 다른 우려는 증시를 과열시켜 대폭락 장세로 이끌고 간 마진거래(신용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점이다.
안 박사는 마진거래 투자가들이 현재 채권시장에 대거 진입한데다 이들이 투자하는 회사채가 담보 투자가 가능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회사채 관리규정에 의하면 공모형 채권상품은 모두 은행 담보로 가능하다.
은행은 회사채를 다른 은행에 담보로 잡히고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다른 회사채에 재투자하는 등 레버리지(타인자본 의존)형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레버리지가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라고 문홍철 연구위원도 지적했다.
안 박사는 증시 폭락의 단초가 정부의 ‘신용 거래 규제’ 발표였던 만큼 정부가 채권시장의 신용거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만 있어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 채권시장 수익률이 지난주부터 급락하면서 채권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등 그 열기가 6월 초까지 이어졌던 증시 열기와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절대 수익률이 낮아지는데도 레버리지 투자가 성행하고 있어 당국의 조그마한 정책변화만 있어도 채권시장의 큰 폭 조정이 예상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내에 진출한 한 중국계 은행 관계자도 증시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신용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시장에서도 채권시장 변동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20일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흘러드는 가운데 자본유출에 따른 유동성 경색과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증가 등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도 레버리지 투자가 성행함에 따라 이때 불량 회사채의 디폴트라도 발생하면 그 충격은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한 달간 중국 회사채 발행 규모는 800억 위안, 1∼7월의 누적 발행량은 5천억 위안에 달했다.
그동안 해마다 약 1천억∼2천억 위안씩 발행되던 것에 비하면 2~5배 늘어난 것으로 증가 속도가 증시보다 더 빠른 편이다. 회사채 단일 발행규모는 몇억에서 최대 몇십억 위안 수준인데 대부분 발행되자마자 즉각 판매되는 상황이다.
◇ 단기시중금리 4개월래 최고…유동성 경색 우려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단기 시중금리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은행시스템의 유동성의 척도인 오버나이트 레포금리는 19일 5bp(1bp=0.01%p) 상승한 1.78%로 올라 지난 4월 23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7일물 레포금리 역시 3bp 오른 2.53%로 7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중국인민은행이 14개 금융기관에 1천100억위안(20조1천900억원)을 공급하면서 유동성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동부증권 채권전략팀의 문홍철 연구위원은 “현재 중국 채권시장을 볼 때 더욱 중요하고 우려할 요인은 위안화 절하에 따른 자금 이탈 현상이다. 이로 인해 유동성이 말라가고 단기금리가 오르고 급등 조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금리는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자본유출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의 외화보유액도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매입에 나서면서 올해 외화보유액이 400억달러(47조2천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 증시 폭락에 채권으로 투자금 이동
증시가 폭락하고 안정 조짐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갈 곳을 잃은 투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주식시장의 안정성이 취약해지면서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졌다.
자본시장정책연구원의 안유화 박사는 증시 폭락 후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려가 투자를 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신용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의 김경환 연구위원은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채무부담도 줄일 수 있지만 지금은 증시가 폭락해 이런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위원은 부동산 회사들이 과거 자금을 주로 해외에서 조달하느라 비용이 많이 들어갔는데, 요즘 증시 이탈자금이 쏟아져들어오면서 저리로 채권을 발행해 이익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채권시장은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채권발행규모는 모두 3조 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39%나 급증했다.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36조위안으로 1분기 발행액만 10%에 전체시장의 10%에 육박할 정도다.
중국 정부가 채권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며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경제의 불안한 여건과 맞물려 자칫 거품의 단초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
김 연구위원은 재정지출을 위한 채권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금리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금리인상 가능성에 촉각…채권시장 최대 악재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상승 우려가 제기된다면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박사는 현재 중국 당국이 계속 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물가가 게속 오르고 인플레율이 위험 수준에 달했다는 판단이 들면 4분기께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1.6% 올라 올들어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에서 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돼지 고기 가격이 16.7%나 상승해 소비자물가가 0.48%포인트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중국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안 박사는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가격이 떨어지므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아도 물가가 올라가면 시중금리는 자동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연구위원은 금리인상 등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지거나 그럴 조짐을 보일 경우 채권 보유자들이 손실 방지를 위해 투매로 돌아설 수 있다면서 이 또한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하나대투증권도 보고서에서 3분기에 경기와 통화 및 환율정책의 불확실성의 크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년간 마이너스를 보였다면서 기업 가동률이 많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들의 여건은 더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 증시폭락 촉발한 신용거래 채권시장 성행
채권시장에 대한 또 다른 우려는 증시를 과열시켜 대폭락 장세로 이끌고 간 마진거래(신용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점이다.
안 박사는 마진거래 투자가들이 현재 채권시장에 대거 진입한데다 이들이 투자하는 회사채가 담보 투자가 가능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회사채 관리규정에 의하면 공모형 채권상품은 모두 은행 담보로 가능하다.
은행은 회사채를 다른 은행에 담보로 잡히고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다른 회사채에 재투자하는 등 레버리지(타인자본 의존)형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레버리지가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라고 문홍철 연구위원도 지적했다.
안 박사는 증시 폭락의 단초가 정부의 ‘신용 거래 규제’ 발표였던 만큼 정부가 채권시장의 신용거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만 있어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 채권시장 수익률이 지난주부터 급락하면서 채권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등 그 열기가 6월 초까지 이어졌던 증시 열기와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절대 수익률이 낮아지는데도 레버리지 투자가 성행하고 있어 당국의 조그마한 정책변화만 있어도 채권시장의 큰 폭 조정이 예상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내에 진출한 한 중국계 은행 관계자도 증시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신용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시장에서도 채권시장 변동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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