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올해의 인물/이도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올해의 인물/이도운 논설위원

입력 2011-12-16 00:00
수정 2011-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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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시위자(The Protester)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중동의 민주화를 촉발시킨 시위대와 함께 타임 올해의 인물을 다퉜던 후보들은 지난 5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살해한 미 특수부대 지휘관 윌리엄 맥레이번 제독, 81일간 감금됐던 중국 예술가 겸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 등이다. 다분히 혹은 당연히 미국적인 기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타임이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기 시작한 것은 1927년이다. 주간지였던 타임은 신문처럼 이슈를 신속하게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기획이 필요했다. 특히 그해 초에 대서양을 비행기로 횡단했던 찰스 린드버그 기사를 놓쳤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의 인물로 다뤘다고 한다. 당시는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이 아니라 ‘올해의 남성’(Man of the Year) 또는 ‘올해의 여성’(Woman of the Year)을 수상했다. ‘올해의 인물’로 타이틀이 바뀐 것은 1999년이다. 지금까지 여성 또는 여성팀이 올해의 여성·인물에 선정된 것은 1952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1986년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 등 여섯 차례다.

올해의 시위대처럼 단일 인물이 아니라 특정 또는 불특정 그룹이 받은 경우도 많다. 1956년에는 ‘헝가리의 자유 투사들’이, 1960년에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1966년에는 ‘25세 이하’(베이비 부머 세대를 의미)가, 1969년에는 ‘미국의 중산층’이, 1975년에는 ‘미국 여성들’이, 2003년에는 ‘미군’이, 2006년에는 ‘여러분’(You)이 각각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1999년 12월 마지막 호에는 ‘세기의 인물’(Person of the Centrury)도 선정했는데 주인공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과 인도의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를 제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유일하게 세 번(1932년, 1934년, 1941년)이나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올해의 인물이 꼭 영예로운 것만은 아니다. 타임은 1938년 아돌프 히틀러, 1939년과 1942년에는 이오시프 스탈린, 1979년에는 아야톨라 호메이니 이란 종교 지도자를 올해의 남성으로 선정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 영향 때문에 2001년 9·11 뉴욕 테러 발생 뒤 타임은 오사마 빈라덴이 아닌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을 올해의 인물로 서둘러 선정하기도 했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1-12-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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