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세는 단위인 ‘살’은 순우리말 수와 잘 어울린다. ‘한 살’, ‘두 살’은 익숙하지만, ‘한 세’, ‘두 세’는 어색하다. 한자어 ‘세’는 한자어 수와 더 편하게 연결된다. ‘일 세’(1세), ‘이 세’(2세)는 자연스럽지만, ‘일 살’이나 ‘이 살’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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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어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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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어문부장
동사와 연결될 때도 둘은 좀 구분된다. ‘살’은 ‘먹다’라는 동사와 끈끈하지만, ‘세’는 ‘먹다’와 전혀 관계가 없다. ‘스무 살 먹었다’라고는 하지만, ‘이십 세 먹었다’라고는 하지 않는다.
‘살’의 이전 형태는 ‘설’이었다. 그래서 ‘한 설’, ‘두 설’이라고 했다. 이때 ‘설’은 ‘설날’의 ‘설’과 같은 것이었다. ‘설날’을 기준으로 나이를 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예전엔 새해 첫날이었던 ‘설날’이 되면 나이도 먹고, 떡국도 먹었다.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먹는 나이는 개인 관계를 더 밀착시키는 도구가 됐다. 서열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힘을 줬다. 생일날 케이크를 먹고, 먹는 나이와 다른 문화를 낳았다. 하나는 ‘세는나이’, 하나는 ‘만나이’로 불린다. 최근 일상생활에서도 ‘만나이’를 쓰자는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wlee@seoul.co.kr
2019-01-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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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