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족보 알기/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족보 알기/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02-13 00:00
수정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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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책 갖고 와 앉아봐. 집안 뿌리를 그렇게들 몰라서야···.” 설 차례를 지내고 세찬(歲饌)을 먹던 중 사촌형의 족보(族譜) 이야기는 시작됐다. “총리 후보자가 집안 어른이 아니냐”는 누군가의 말끝에 족보가 설 밥상머리에까지 올라온 것이다.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긴 나이에 ‘족보 일침’을 듣게 됐으니···.

족보 교육은 한 시간쯤 이어졌다. 큼지막한 종이 위에 써내려 가는 글엔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몇대 손(孫), 무슨 파(派) 등 어린 조카들에겐 생소한 단어들이다. 형의 열변 언저리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문중(門中)의 대소사를 자기 일같이 챙겨온 그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문중 사람을 모아 선조 유적지 탐방 모임도 이끌고 있단다.

최근 들어 명절이면 마을 어귀에 내건 ‘문중 자랑’ 플래카드를 자주 본다. 이번 설에도 ‘○○네 아들, ○○기관 5급 합격’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주로 학교에서 걸던 것을 문중에서 이은 것이다. 부모 고향을 찾은 코흘리개들이 이를 보고 어떤 희망의 홀씨를 담아 갔을까. 문중의 변신과 형의 문중사랑에 박수를 보낸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02-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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