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파트 태양초/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아파트 태양초/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10-08 00:00
수정 2013-10-0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요즘 아파트단지에서 고추 말리는 정경을 종종 본다. 몇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생경한 모습이다. 아파트에 가을걷이 철이 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사다. 가을 햇살에 수득수득 말라가는 고추를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은 어느새 시골집 안마당으로 달려간다. 고추, 아니 그 ‘아파트 태양초’는 지인의 농가에서 가져왔거나 주민이 직접 길러 수확한 것일 게다. 태양초처럼 도시와 농촌 간의 살가운 접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고추나 상추, 깻잎을 심어 먹는 ‘베란다 농민’이 꽤 늘었다. 조그만 공간에서의 작물 재배는 키우는 보람과 함께 식탁에 행복을 가져다 주니 일석이조다.

우리나라에 ‘도시농민’이 8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 1~2년 새 두배 이상 늘었다. 세계 70억 인구 중 도시농민이 8억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들은 집안에서 상추나 깻잎을 기르고, 도시 인근의 작은 농작터를 활용한다. 작물 재배는 힐링(치유)의 힘을 키워준다. 고령화시대에 노인병 치유에 안성맞춤이다. 도시농민화 정책을 앞당겨야 하겠다. 사람을 치유하는 농업 말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10-0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