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블루베리 2/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블루베리 2/문소영 논설위원

문소영 기자
입력 2015-06-25 23:16
수정 2015-06-25 23: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남의 땅 빌려서 농사짓는 주말농부 주제에 블루베리를 두 그루나 심었다고!”라고 선배 주말농부에게 꾸중 비슷한 것을 들었다. 한해살이 농부가 무슨 배짱이냐는 지청구다. 또 혹시라도 밭을 옮겨야 하면 그 나무의 생존을 위해 포기하고 그 자리에 남겨 둬야 할 텐데 아깝다는 안타까움이다. 다른 텃밭 주인은 뽑아낼지도 모르는데 그 생명을 어쩔 거냐는 닦달도 있다. 그래도 날씨가 쎄해서 봄이 아직 멀었는가 싶은 3월 중순 모종 가게에서 우연히 본 보랏빛 도는 흰 꽃이 다닥다닥한 그 예쁜 꽃나무를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텃밭을 시작하고서 가장 큰 고민은 수확이다. 토마토나 딸기, 참외, 감자 등은 언제 어떻게 수확하는지 알았는데, 들깨나 콩·팥 등의 수확 방식은 여전히 요령부득하다. 텃밭 여기저기에 팥과 콩·들깨가 자연발생적으로 나고 자라는 이유는 수확을 못 하고 내버려 둔 탓이다. 보랏빛 블루베리도 언제 수확할지를 몰라 손가락만 빨고 있는데, 지난 주말 아침 밭에 나가 보니 보라색을 가로지르며 벌레가 베어 먹은 자국이 또렷했다. 분한 마음에 상처 난 블루베리를 따 먹어 봤다. 완전 달다. 깨달음! 블루베리는 여름철 지금 수확하는 거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5-06-2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