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새벽잠/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새벽잠/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16-09-28 23:08
수정 2016-09-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알람을 맞춰 놓지 않아도 새벽 6시 전에 눈을 뜬다. 아마 쉰을 넘긴 뒤부터인 것 같다. 더 자려 노력해 보지만 쉽지 않다. 뒤척이다가 출근 준비를 한다. 조금만 일찍 일어나도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던 때가 언제였나 싶다. 새벽잠이 준 대신 초저녁잠은 늘었다. 열시만 넘으면 슬슬 눈이 감긴다. 수년 전 미국 연수 시절에도 그랬다. 소도시에서 딱히 밤에 놀거리가 없던 터라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 노화 현상의 하나로 보는 의사도 있다. 특히 새벽잠이 없어진다. 직장을 은퇴하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어찌 보면 바쁜 도시의 삶을 졸업하고 자연의 삶으로 돌아가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농부들은 새벽에 일어나 일하고 일찍 잠들지 않았던가. 지금도 미국이나 북유럽에선 도심만 벗어나면 사람들이 대체로 일찍 잠을 청한다.

초등학교 시절 새벽에 자주 깼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과 한방을 쓰던 때였다. 두 분은 막내아들이 깰까 봐 목소리를 낮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40년이 흐른 지금, 새벽마다 깨 아내와 이야기하는 상황이 어찌 그리 똑같은지. 슬며시 웃음이 난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9-2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