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노이즈 캔슬링/김균미 대기자

[길섶에서] 노이즈 캔슬링/김균미 대기자

김균미 기자
입력 2021-05-25 20:36
수정 2021-05-26 02:1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무선 이어폰을 낀 사람들 모습이 익숙하다. 몇 년 전 처음 나왔을 때는 신기하기도 했고, 빨리 걷거나 머리를 많이 움직이면 빠지는 거 아닌가 걱정 아닌 걱정을 한 적도 있다. 아직도 무선보다 유선 이어폰이 익숙하고 편하다.

무선 이어폰에는 주변 소리를 차단해 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주위 소리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기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옆에서 나 몰라라 큰 소리로 얘기하면 한 번쯤은 고개를 돌리거나 눈살을 찌푸릴 만도 한데 미동조차 않는다. 정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까.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는 ‘음소거’와 함께 관심까지 꺼버린다. 편리해 보인다.

귀가 두 개인 것은 말하기보다 많이 들으라는 뜻이라지만, 요즘처럼 할 말, 안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 세상을 살아가려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필수같기도 하다. 성능 좋은 헤드폰과 이어폰으로 외부 소리 차단하고 음악과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처럼 곳곳에서 쏟아내는 막말 소음에서 벗어나 사는 세상을 상상해 본다. 그런데 왜 그런 특정한 사람들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불편하게 귀를 막아야 할까. 말하는 사람이 가려서 해야지.

kmkim@seoul.co.kr

2021-05-26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