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수백명 몰려, 일반인들 사인받고 셀카찍고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17일(현지시간) 오전에는 뉴욕 맨해튼 소재 대법원 앞에 취재진과 일반인 수백 명이 몰렸다. 배심원 의무를 신고하려 출석한 트럼프를 보기 위해서다.
출석 시간을 다소 넘겨 검은색 리무진 한대가 법원 앞에 도착했다. 리무진에서 내린 감색 정장 차림의 트럼프는 일부 시민들이 사인을 요청하자 펜을 넘겨받아 사인을 해주는 여유를 부렸다. 셀카 촬영에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법정 계단에 오르다 기자들이 “준비됐는가”라고 묻자 “준비됐다”고 주저 없이 답했지만 “배심원에 선택되기를 바랐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또 일부 기자들이 이민 정책에 대해 질문하자 “장벽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불법이민’을 철저히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계단 끝에 올라선 트럼프는 갑자기 돌아서더니 한 손을 번쩍 들어 청중을 향해 크게 흔들었다.
트럼프의 운전기사는 ABC 방송에 “길이 막혀 좀 늦었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에 출석한 동료 배심원들은 트럼프와 장사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의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들이었다.
한 배심원은 소감을 묻는 ABC방송에 “난 정치적으로 트럼프와 굉장히 멀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정 안으로 들어간 트럼프는 150명의 동료 배심원들과 배심원실에 함께 앉아 설명을 들었다. 동료 배심원들은 트럼프의 존재에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몇몇은 함께 셀카를 찍자고 청했다. 법정 화가들이 트럼프의 얼굴 스케치 2장을 그렸다.
이어 법정으로 이동할 때 한 사람이 그를 향해 “미국을 구해달라”고 외쳤다.
트럼프는 법원 안에서는 대선 후보라고 해 특별 대접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그의 차는 일반 방문객이 주차할 수 없는 구역에 주차돼 있었다.
뉴욕 대법원은 유명 TV드라마인 ‘법과 질서’가 촬영된 곳이다. 트럼프의 이날 배심원 출석은 CNN 등 주요 TV가 라이브로 방영하는 등 법정 드라마 촬영을 방불케 했다.
미국에서 배심원 의무는 이틀간이지만, 뉴욕 지역은 8월에는 하루만 하면 되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트럼프가 형사 사건의 심리를 담당해야 하는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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