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은 역사서, 시진핑은 외국고전 줄줄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방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미국 작가들을 일일이 거론한 것을 계기로 중국 역대 최고지도자들이 어떤 책을 좋아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중국 인터넷 사이트 무계신문망(無界新聞網)은 30일 마오쩌둥(毛澤東)부터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 주석에 이르기까지 1~5세대 최고지도자들이 어떤 책을 즐겨 읽었는지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마오쩌둥은 중국 고전 역사서와 소설들을 즐겨 읽으면서 계급투쟁과 혁명에 주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쩌둥은 중국 역사를 망라한 ‘이십사사’(二十四史)와 ‘자치통감’에 심취했다고 한다.
마오가 각주를 단 ‘이십사사’가 출간되는가 하면 그가 ‘자치통감’을 17번이나 읽었다는 이야기는 중국에서 유명한 일화로 꼽힌다.
마오쩌둥은 ‘홍루몽’과 ‘금병매’와 같은 중국의 소설도 즐겨 읽었는데 여기에서도 봉건시대 통치자와 피지배자간의 모순, 파벌간의 계급투쟁 등에 주목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는 신문화 운동 이후에는 천두슈(陳獨秀), 후스(胡適) 등 진보인사들의 저작에도 관심을 가졌고 ‘공산당 선언’과 같은 마르크스, 엥겔스의 작품들도 즐겨 읽었다.
덩샤오핑도 동서고금과 국내외 서적들을 광범위하게 읽었지만 ‘형식주의’를 탈피해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당시 “’공산당 선언’과 ‘공산주의 ABC’가 자신의 공산주의 입문서적이었다”고 소개하며 ‘실사구시’가 자신의 독서에 가장 중요한 초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무협소설도 즐겨 읽었다고 한다.
무협 소설의 대가 진융(金庸)의 팬이었던 덩샤오핑은 1970년대 금서였던 진융의 작품을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 들여와 흥미롭게 읽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장쩌민은 국내외 고전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당시, 송사, 원나라 희곡은 물론 단테, 셰익스피어, 발자크, 톨스토이, 마크 트웨인 등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도 두루 섭렵했다고 한다.
그는 서양의 클래식 음악도 좋아하고 피아노와 얼후 등 여러가지 악기도 잘 다뤘다. 장쩌민은 영어는 물론 러시아어, 루마니아어에 능통하고 독일어와 일본어도 어느 정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진타오가 어떤 책을 좋아했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그가 2004년 러시아 청년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와 ‘조야와 슈라의 이야기’ 등 러시아 문학 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혔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각국의 문학작품을 즐겨 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젊은 시절 미국 정치학의 고전인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와 토머스 페인의 ‘코먼 센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트 휘트먼, 마크 트웨인, 잭 런던의 작품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등을 읽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 방문에서는 크릴로프, 푸시킨, 고골리, 레르몬토프,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네크라소프, 체르니셰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숄로호프 등을 거론했고 프랑스 방문시에도 볼테르, 사르트르, 몽테뉴, 몰리에르, 스탕달, 발자크, 위고 등 프랑스가 배출한 철학자, 문학가 등을 줄줄이 거론하며 풍부한 식견을 과시했다.
그는 인도 방문 과정에서는 타고르의 시구와 간디의 명언 등을 인용하며 인도에 대한 강한 우호적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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