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석방, 50년 단절 미-쿠바 관계 정상화 신호탄?

미국인 석방, 50년 단절 미-쿠바 관계 정상화 신호탄?

입력 2014-12-18 03:02
수정 2014-12-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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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리 “미-쿠바, 외교정상화 협상 돌입할것”

쿠바 당국이 17일(현지시간) 간첩 혐의로 수감하고 있던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5년 만에 전격적으로 석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로스 석방은 지난 1년여에 걸친 양측의 치열한 막후 협상에 따른 결과로, 양국이 이번 일을 계기로 50년 이상 단절돼 온 외교관계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당장 ABC,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은 외교관계 회복의 신호탄으로 분석하면서 미국의 대(對) 쿠바정책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이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설 경우 미국의 외교정책 자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쿠바는 미국의 몇 안 되는 대표적 적성국가 중 하나다.

양국이 외교관계를 단절한 것은 1961년이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을 통해 공산화를 선언한 뒤 자국 내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하고 국영화하자 미국은 1961년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이듬해부터는 금수조치를 취했다.

올해가 외교관계 단절 53주년, 금수조치 52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 미국이 쿠바에 대해 이처럼 강도 높은 조처를 한 것은 공산주의 확산에 대한 위기감 더불어 경제 보복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후 미 행정부가 바뀔 때마다 대 쿠바 금수조치 유지 및 해제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며 수위에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근본 틀은 바뀌지 않았다.

1979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쿠바 여행금지 조치를 풀며 유화적 모습을 보였으나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를 다시 복원시켰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에 다시 여행규제를 풀고, 쿠바 내 위성TV와 이동통신 사업을 허용했으나 그 이외의 무역규제와 관련해서는 이전과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2009년 쿠바 당국의 그로스 체포를 계기로 양국 관계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그로스의 석방은 정치, 외교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산주의 국가이자 미국이 지난 수십 년 간 적대시해 온 쿠바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대폭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대 쿠바 정책에 대한 변화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AP 통신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쿠바와 외교 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하는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외교관계 정상화 및 금수조치 해제가 생각만큼 쉽게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금수해제의 조건으로 인권문제 개선 등을 요구해 왔고, 쿠바가 이를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온 점을 감안하면 접점 모색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그로스 석방은 중대 사건이지만 이것이 미국의 대 쿠바 정책의 변화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관련 성명에 어떤 내용을 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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