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유럽 증시 강세에도 미국 고용 개선 지표가 악재로 부상서머스 전 재무 “아무 일도 말고 그냥 있어라” 연준에 충고
9일(현지시간) 주요 국가의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 뉴욕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투자자들이 중국과 일본에서 추가 경기부양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호재에 주목하기보다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 신경을 곤두세운 결과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5%,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39%, 나스닥 종합지수는 1.15% 각각 하락했다.
뉴욕 증시에 앞서 마감된 유럽 시장에서 런던의 FTSE 100 지수가 1.35%, 파리 CAC지수가 1.44% 각각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더 빨리 마감된 일본 도쿄의 닛케이 225지수는 7.71%나 올라 약 22년 만에 1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2.29% 올랐다.
주요 국가의 증시와는 반대로 뉴욕 증시가 떨어진 것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진 영향이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구인 및 이직 통계 보고서(JOLTs)가 나오면서 다음주 16∼17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JOLTs에 따르면 미국의 7월 구인건수는 575만 건으로 미국 정부가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또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예측보다 40만 건이나 많다.
구인 건수가 많다는 것은 기업이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려고 한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증시 투자자들은 고용 시장의 지속적인 개선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가 나왔다면서 금리 인상 움직임에 힘을 실어 줄 악재로 여겼다.
애초 일본, 중국, 유럽의 증시 강세에 따라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이런 해석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우려대로 연준이 금리를 올릴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연준에 금리 인상 자제를 촉구하는 경제학자들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주 전에 “미국이 조기에 금리를 올리면 위험한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던 서머스 교수는 이날은 5가지 이유까지 제시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주식시장의 혼란 때문에 금융 여건이 더 조였고 ▲고용 증가세가 약해지고 상품 가격이 떨어졌으며 ▲연준의 주장과 달리 물가상승률이 오랫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큰 의미가 없는데다가 ▲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재앙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면서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그냥 있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