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말 바꾼 美 “이스라엘 정착촌, 국제법 위반 아냐”

41년 만에 말 바꾼 美 “이스라엘 정착촌, 국제법 위반 아냐”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9-11-19 22:32
수정 2019-11-20 02: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美언론 “트럼프, 네타냐후에 정치적 선물” 팔레스타인 “충격과 공포”… EU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기존 정책을 41년 만에 뒤집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서안 지구 합병을 추진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준 ‘정치적 선물’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적 논쟁의 모든 측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서안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민간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론은 서안에 민간인 정착촌이 설립돼 나타난 사실과 역사, 상황에 근거한 “현지의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1년 취임 직후 기자들에게 “(정착촌은) 본질적으로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덧붙였다. 정착촌에 관한 미국의 정책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8년 미 국무부가 “정착촌은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법률적 의견에 기반을 두고 있다.

41년 만의 미국 입장 변화에 이스라엘 강경파는 영토로 합병하자고 주장했다. 극우파인 아옐렛 샤케드 전 법무장관은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영토주권을 이 지역에 적용할 때”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에게 트위터를 통해 감사를 표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옹호단체인 예샤 카운슬도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정착촌에 대한 주권을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우려를 표하고, 팔레스타인은 분노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인 하난 아슈라위는 “우리는 충격과 공포를 표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은 국제법을 다시 쓸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의 대표 협상가인 사입 우라이까트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법을 정글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모든 (이스라엘) 정착 활동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AFP는 “미국의 입장 변화는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총선 이후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20일까지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집권 리쿠드당의 네타냐후 총리에 이어 간츠 대표도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1년 사이 세 번째 총선이 치러질 수도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19-11-20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