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원 행사 위해 40도 무더위에 코끼리 열차 태워 3100㎞ 이동

인도 사원 행사 위해 40도 무더위에 코끼리 열차 태워 3100㎞ 이동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6-21 17:37
수정 2019-06-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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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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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힌두교 행사 때문에 섭씨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기차에 태워 코끼리 네 마리를 3100㎞ 이동하게 만들어 비난을 사고 있다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의 아흐메다바드에 있는 자간나스 사원에서는 매년 7월 초 라스 야트라란 횃불 행진이 펼쳐진다. 불교에서 신성시하는 동물인 코끼리들이 함께 행진해 커다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런데 지난해 이 행사에 참가했던 코끼리 세 마리가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자 사찰 측은 북동부 아삼주 틴수키아 마을에서 코끼리 네 마리를 기차 화물칸에 태워 무려 3100㎞ 떨어진 이곳까지 사나흘에 걸쳐 옮기기로 결정했다. 아직 출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음달 4일 이전에 도착해야 행사를 무난하게 치를 수 있는데 방송은 구자라트주 철도당국이 코끼리의 수송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수송 과정에 쓰일 자동차를 물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동물 보호 활동가들은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결정이라고 규탄하고 있다. 사나흘 정도 걸리는 여행 내내 코끼리들이 비좁고 흔들리는 화물칸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며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의 사원 행사에는 매년 구자라트주 출신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참석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모디 총리가 불참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밝혔다.

아삼주 주도 구와하티의 환경보존 활동가 카우식 바루아는 “인도 북서부 대부분 지역이 열파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열차 여행 중 사람도 목숨을 잃는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며 “코끼리가 이송되는 화물칸은 날씨를 감안해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승객 칸과 연결해 시속 100㎞의 속도로 달리면 동물이 얼마나 놀랄지 짐작이나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런 잔인한 결정이 다른 어느 곳도 아니고 힌두 사원의 행사를 위해 버젓이 행해진다는 것에 공분하는 이도 적지 않다. 바루아는 묻는다. “인도에서는 가네샤란 코끼리 신을 모신다. 그런데 신들은 왜 사원이 이런 잔인한 행동을 하도록 그냥 놔두는 것인가?”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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