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사민당 8년 만에 정권 탈환
스웨덴의 복지 모델을 확립한 사회민주당(사민당)이 8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2006년 집권한 우파 연합은 복지 축소와 민영화 등 시장중심의 경제 정책을 펴다 이에 대한 반감으로 자리를 뺏겼다.
스톡홀름 AFP 연합뉴스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사회민주당 당수가 14일(현지시간) 총선 후 스톡홀름에서 열린 승리 파티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꽃다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스톡홀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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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은 1932년부터 68년간 장기 집권하며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알려진 스웨덴의 사회복지제도를 구축했다. 8년간 집권한 우파 연합은 작은 정부 기조 아래 상속세와 부유세를 낮추거나 폐지했다. 세금부담률은 4% 포인트 낮아져 국내총생산(GDP)의 45%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권자들은 민영화 정책으로 의료, 교육, 양로 체계가 붕괴했다고 판단해 좌파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우파 연합의 세금 감면, 자유시장 정책에 국민이 반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뢰프벤 당수는 선거 운동 기간 법인세를 증세하고, 폐지된 부유세를 다시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사민당은 400억 크로나(약 5조 8000억원)를 교육, 일자리 창출, 복지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31.1%를 득표한 사민당은 녹색당, 좌파당 등과 연립 정부를 꾸려야 한다. 로이터는 “의회 경험이 전혀 없는 뢰프벤 당수가 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제3정당에 오른 스웨덴민주당의 지미 오케손 당수는 “우리는 이제 킹메이커”라고 주장했지만, 뢰프벤 당수는 “스웨덴민주당은 킹메이커 노릇을 할 권리가 없다”면서 배제할 것임을 시사했다. 뢰프벤 당수가 “중도 우파 정당에 손을 뻗겠다”고 말해 우파 연합에 속한 중앙당, 자유당과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웨덴 일간 ‘더 로컬’은 좌파 연합이 과반을 달성하기 위해 여성당과 연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우파 연합을 이끄는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고 사임했다. 사민당 뢰프벤 당수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979년부터 방산업체 ‘해글런드’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다 1995년부터는 금속노조에서 활동했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지만 2012년 1월 사민당 당수직에 올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4-09-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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