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북극곰이 노르웨이 섬에 야영하던 네덜란드 남성을

세살배기 북극곰이 노르웨이 섬에 야영하던 네덜란드 남성을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8-29 06:55
수정 2020-08-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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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이하 현지시간) 네덜란드 남성 요한 야코부스 쿠테를 공격한 북극곰 새끼가 어미와 함께 지난 24일 롱위에아르비엔 지역에 공수됐을 때의 모습.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욘 아아르스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28일(이하 현지시간) 네덜란드 남성 요한 야코부스 쿠테를 공격한 북극곰 새끼가 어미와 함께 지난 24일 롱위에아르비엔 지역에 공수됐을 때의 모습.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욘 아아르스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북극곰 한 마리가 노르웨이 스피츠베르겐 섬의 한 야영지를 급습해 한 남성을 숨지게 했다고 현지 관리들이 전했다.

네덜란드 남성 요한 야코부스 쿠테(38)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스발바르 제도에 속한 이 섬의 중심가 역할을 하는 롱위에아르뷔엔 근처 야영지에 텐트를 치고 잠들었는데 갑자기 북극곰이 덮쳐 다친 뒤 얼마 안가 숨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당시 주변에 일곱 명이 야영 중이었는데 엄청난 충격을 받아 보건당국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야영지 주인 미셸 반 디크는 쿠테가 야영지 관리인으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며 “적절한 훈련을 받아 이곳에서 모든 일이 굴러가는 방식을 잘 알고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전날 북극곰이 롱위에아르뷔엔 근처에 출몰한다는 경고가 있었는데 고인은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중에 문제의 곰은 야영지에 있던 사람이 쏜 총알을 맞고 달아나다 공항 근처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빙붕이 빠르게 녹아 북극곰의 사냥 영역이 줄고 있어 이들이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내려와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스발바르 제도 총독의 대변인인 테르제 칼센은 문제의 곰이 세 살 짜리 수컷이며 지난 24일 어미와 함께 롱위에아르뷔엔으로 공수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틀 뒤 노르웨이 극지 연구소 연구진은 문제의 새끼를 헬리콥터로 다시 옮겨 어미와 떼어놓았다.
네덜란드 남성 요한 야코부스 쿠테가 28일(현지시간) 북극곰에 참변을 당한 텐트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 섬의 롱위에아르비엔 야영지 위에 처참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 롱위에아르비엔 로이터 연합뉴스
네덜란드 남성 요한 야코부스 쿠테가 28일(현지시간) 북극곰에 참변을 당한 텐트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 섬의 롱위에아르비엔 야영지 위에 처참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
롱위에아르비엔 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연구진은 어미와 떨어뜨렸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통상 북극곰 새끼들은 태어난 지 2년이 지나면 독립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욘 아아르스는 이 작전에 함께 했는데 곰들이 전에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의 오두막들을 부수곤 했다고 BBC에 털어놓았다. 칼센 대변인은 “여긴 북극곰의 나라다. 해서 여러분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당국에 따르면 스발바르 제도에는 3000명 정도가 사는데 북극곰은 1000마리 가까이나 된다. 근래 관광이나 과학 연구 등을 목적으로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나 북극곰 등과 접촉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북극곰은 1973년 이후 계속 보호를 받고 있으며 자기방어를 위해서만 총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발바르 제도 사람들은 도시 구역을 벗어나면 반드시 무기를 휴대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바렌츠 해에 걸쳐져 있는 러시아령 노바야 젬랴 섬에서도 최근 북극곰 사고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가장 큰 벨루샤 구바 정착촌에는 무려 52마리의 북극곰 무리가 출몰했고, 2016년에는 트로이노이 섬의 기상관측소에서 다섯 명의 러시아 과학자가 북극곰 무리들에 포위돼 여러 주 동안 갇혀 지낸 일도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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