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환자 임종 중계 차단한 페북… 불붙는 안락사 허용 논란

불치병 환자 임종 중계 차단한 페북… 불붙는 안락사 허용 논란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09-06 20:46
수정 2020-09-0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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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안락사 불허에 음식 섭취 중단 선언
“관음증 위한 것 아닌 고통 알리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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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디종 자택의 병상에 누워있는 알랭 코크의 모습. 디종 AFP 연합뉴스
지난달 12일 디종 자택의 병상에 누워있는 알랭 코크의 모습.
디종 AFP 연합뉴스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프랑스 남성이 자신의 임종 순간을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로 방송하려 했으나 페이스북에 의해 무산됐다. 하지만 이를 통해 불치병 환자에 대한 안락사나 조력사 허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동맥의 벽이 서로 붙는 희귀병을 앓는 알랭 코크(57)는 지난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음식과 수분 섭취를 완전히 멈추고 영원히 눈을 감을 때까지 이를 중계하겠다고 선언했다. 코크는 자택 침대에 누운 채 진행한 방송에서 “마지막 식사를 마쳤다”며 “앞으로 힘든 나날이 이어지리라는 것을 알지만 나는 마음을 정했고 평온하다”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 병으로 34년 동안 고통받았고, 여러 차례 수술도 받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몇 시간 뒤 코크의 임종 모습을 예고한 방송을 차단하며 “이 영상이 폭력적이거나 품위를 떨어뜨리지는 않지만 16세 미만 미성년자는 보지 않기를 권한다”는 설명을 달았다. 또 코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시도를 보여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게 회사 방침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코크는 곧바로 “페이스북이 9월 8일까지 방송을 막았다”고 알렸다. 또 “관음증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알지만 말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고통을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안락사는 불법이다. 2005년 제정된 이른바 ‘레오네티법’은 말기 환자에 한해 치료를 중단할 권리는 보장하지만, 즉각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약물 주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필립 로히악 존업사협회 프랑스 소장은 “레오네티법은 삶이 악몽인 환자들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불치병 환자 단체 부회장인 소피 메제버크는 CNN에 “프랑스 국민은 조력사 논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20-09-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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