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진실공방’ 비판에 유승민 “정쟁유발 일체의 행위 않겠다”
새누리당과 청와대 간에 국회법 개정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양측 모두 갈등 표출을 억누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는 불만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조건으로 시행령의 국회 수정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됐던 지난달 28일 밤과 29일 새벽 사이 과연 당청간에 어떤 얘기가 오갔었는지를 놓고 벌어진 ‘진실 게임’ 공방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불발되더라도 국회법 개정안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원내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했지만, 유승민 원내대표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전날 오전 유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말이 맞다고 설명하자, 청와대는 당일 밤 “전혀 사실과 다르며, 매우 안타깝고 부적절한 처사”라고 재차 유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이와 관련, 한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진이라면 지금은 무엇보다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그런데 늦은 밤까지 메르스와는 무관한 정쟁을 이어가려는 모습에 가슴이 꽉 막히는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유 원내대표에게 ‘연금 개혁을 포기하더라도 국회법 개정은 안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청와대가 왜 새삼 진실게임처럼 몰아가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일단 새누리당은 5일 메르스 사태 진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유 원내대표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유 원내대표는 “이럴수록 당·정·청과 여야는 초당적으로 위기극복을 위해 협력해서 국민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저부터 국민 불신을 초래하는 정쟁을 유발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는 원내를 중심으로 이뤄진 회의여서 참석하지 않았고, 다른 외부 공개 일정도 잡지 않아 국회법 개정안 논란에 대한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당 지도부의 이러한 ‘신중 모드’는 오는 11일께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에 송부되고 그로부터 15일 이내에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에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국회법 개정안 재협상을 포함해 해법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다만 여야간 협상이 불발로 끝나고 이달 하순께 끝내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당청간의 긴장관계는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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