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더민주 “이러면 협상 못 해”…국민의당 ‘사과’
여야는 9일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 협상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원내 1, 2당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이 협상 중인 내용을 마치 확정된 것인 양 공개한 것을 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추경안을 통과시킬 본회의 날짜와 서별관회의 청문회 날짜 등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종 합의된 것도 아니고 수석끼리 논의한 내용을 원내대표에게 내부 보고한 것을 그대로 공개한 듯한데 사실상 전술 아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자신의 당에 유리한 내용을 논의했다고 그걸 공개해버리면 협상이 굴러가지 않고 희석돼버린다”며 “이런 식으로 한다면 누가 협상에 응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차담회를 하고 “(박 원내대표가) 많이 실수한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가 협상을 못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간단한 메모만 남겨져 있는 종이를 취재진에게 보여주며 “이런 것을 두고 합의문이라고 발표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또 “시골 동네에 가도 감나무에 까치밥은 남겨놓는다”면서 “대표가 결정할 사항이 있고 수석이 결정할 사안이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수석끼리만 합의된 사안이 최종 합의된 것처럼 보도가 나와 박 수석부대표가 굉장히 어려움을 겪더라”며 “내가 대신 사과했고, 합의된 가안의 범위 안에서 조속히 협상을 진행하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야3당이 추경안 처리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8가지 의제를 두고는 여야 간 여전히 이견이 있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추경안 처리를 보이콧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앞서 제시한 8가지 선결 조건을 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새누리당은 이에 반대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수석부대표는 “야3당이 야합해 추경안 처리조건으로 8개사항을 내세운 걸 보면 추경을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 조건을 다 들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민주 박완수 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다른 법안과 연계해 추경 자체를 보이콧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추경을 포함해 더민주 당론 법안들에 대해서도 8월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수석부대표는 추경안 심사에 속도를 내되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포함한 야3당의 8개 합의 사항에도 여당의 합의를 받아내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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