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 “함께 고통 나누는 심정… 문학·종교와 통해”

[이슈 인터뷰] “함께 고통 나누는 심정… 문학·종교와 통해”

입력 2011-03-04 00:00
수정 2011-03-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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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위원장의 종교관

평생을 고독한 인문주의자로 살아왔던 이어령 이사장이 지난해 기독교로 귀의했다. 그해 3월 신앙 고백서인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펴냈고, 11월에는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도 내놨다.

●실명 위기 딸 권유로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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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는 딸의 아픔이었다. 2006년 5월 미국에서 법률가로 살던 딸 민아씨가 하와이병원에서 실명 진단을 받았다. 하와이로 간 그에게 독실한 신자였던 딸은 교회를 권유했고 이어령은 마침내 교회에 몸을 던졌다. 세례는 이듬해 7월 일본에서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에게 받았다. 그런데 그는 기독교 투신이 화제가 되는 것에 적잖이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관점은 조금 다르다. 주류 기독교계에 가깝기보다는 김규항이 쓴 ‘예수전’을 떠올리는 화법을 쓴다. “종교란 것이 결국 아픔에 대한 공감 같은 것 아니겠어요. 문학도 본질적으로는 허무주의예요.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고. 그런 심정이 종교와도 통하는 것 같아요.”라는 답변을 내놨다.

●“영·육 분리할 필요 있나요”

영혼만 강조하고 몸을 부인하는 사고방식도 편치 않은 듯했다. “영과 육으로 나누는 게 좀 그래요. 예수도, 사람의 아들로 몸을 가진 채 태어났고, 사람의 아들인 예수가 그렇게 살았으니, 이제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삶에 대해 변명할 수 없게 된 게 중요하거든요. 이를 분리할 필요가 있을까요.”

‘왜 기독교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그랬다. “종교가 무엇이냐, 그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아요. 지하철 보세요. 입구는 여러 곳이라도 갈 곳만 잘 찾아가면 되지 않나요. 종교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가야 할 방향만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 종교가 무엇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1-03-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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