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게 무서워”…보성 3남매의 마지막 절규

“아픈게 무서워”…보성 3남매의 마지막 절규

입력 2012-02-15 00:00
수정 2012-02-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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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 숨지기 전 메모 ‘처절’..제3자 연루 가능성부검결과 음식물 조금 나와..몰래 먹은듯

“아픈 게 무서웠다.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전남 보성의 한 교회에서 사이비 목사 부모에 의해 숨진 큰딸(10)이 남긴 메모에는 죽기 전 겪어야만 했던 고통스러운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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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보성읍 옥평리의 한 교회에서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세 자녀에게 잡귀를 몰아낸다며 때리고 굶겨 숨지게 한 박모(43)·조모(34ㆍ여)씨 부부에 대해 보성 경찰이 15일 오전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보성군 보성읍 옥평리의 한 교회에서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세 자녀에게 잡귀를 몰아낸다며 때리고 굶겨 숨지게 한 박모(43)·조모(34ㆍ여)씨 부부에 대해 보성 경찰이 15일 오전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전남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박모(43)씨의 집에서 찾아낸 A4용지에는 큰딸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글들이 당시 상황을 전해주고 있다.

아이는 ‘아픈게 무서워..’, ‘냄새가 싫다’고 적어 고열과 부모의 폭행 속에서 고통스럽고 답답한 마음을 남겼다.

메모에 ‘이모, 아저씨’라는 말도 나와 부모 이외에 제3자 간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씨 부부는 경찰에서 지난달 말 아이들이 아파 금식기도를 했으며 잡귀를 몰아내려고 채찍 대신 허리띠와 파리채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부 외에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장검증을 벌인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1차 부검에서 둘째(8)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첫째(10)와 셋째(5)는 몰래 약간의 음식을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음식물은 워낙 오래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부모 몰래 방에서 나와 냉장고 등에서 굶주린 배를 채우려고 뭔가를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들의 어머니 조모(34)씨는 경찰에서 “금식을 이틀만 해도 힘드는데, 아이들은...”이라며 때늦은 후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기를 앓던 아이들은 지난달 23일 설날 “너무 많이 먹어 몸에 귀신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삭발당하고 체벌받아 큰딸은 지난 1일, 8살 아들은 2일, 셋째는 2일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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