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혐의로 검찰에 또 불려온 ‘왕차관’ 박영준

비리혐의로 검찰에 또 불려온 ‘왕차관’ 박영준

입력 2013-08-27 00:00
수정 2013-08-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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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불린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7일 또 검찰에 불려왔다.

원전 업체의 납품 계약 유지 청탁과 함께 측근이자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51·구속)씨로부터 6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와 관련해서다.

박 전 차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경북 영일, 포항지역 출신인 이른바 ‘영포라인’인데다가 11년간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77)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으로 일해 전 정부에서 ‘왕차관’으로 불릴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였다.

박 전 차관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캠프인 ‘선진국민연대’를 맡아 운영한 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지경부 차관 등을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1억6천478만원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로 발목이 잡혀 구속되는 바람에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6월에는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박 전 차관이 이번에도 뇌물수수 또는 알선수재 혐의가 입증될 경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특히 수뢰 규모가 5천만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박 전 차관은 또 한국정수공업 대표로부터 13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같은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55)씨가 로비 대상으로 지목한 인물이어서 추가 혐의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게다가 오씨는 한국정수공업이 2010년 8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주관한 신성장 동력 육성 펀드에서 642억원을 지원받는 데 개입한 것으로 확인돼 박 전 차관의 역할이 주목된다.

박 전 차관은 그러나 27일 오후 1시 30분께 원전비리 수사단이 있는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으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동부지청에는 취재진 40여 명이 몰렸고 검찰 직원과 교도관 20여 명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변에 배치됐다.

박 전 차관은 연방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데도 시종 고개를 빳빳이 들어 당당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한때 권력의 핵심에 있다가 수의와 운동화 차림으로 검찰청사에 들어서는 박 전 차관의 뒷모습은 초라해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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