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에는 예의 갖추고 유가족은 외면하는 태도 지적
“재판부에는 목례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방청석에는(유족들에게는) 목례하세요.”17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승무원 15명에 대한 두 번째 재판에서 임 부장판사는 승무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피고인 신분인 승무원들이 법정에 입장하며 재판부에는 ‘예의 바르게’ 목례를 하면서 방청석에 있는 80여명의 유가족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추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승무원들은 재판이 열릴 때마다 재판부에는 고개 숙여 인사를 했지만 방청석의 유가족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임 부장판사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피고인이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책임이 있다면 어떤 형벌을 받아야 할지 공정하게 법과 정의에 부합하는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이 같은 지적에 유가족들도 “승무원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호에만 급급하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한 유가족은 “두 달 동안 부모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애들도 있다. 짐승 같은 사람들 얼굴 똑바로 보지 못하게 무릎 꿇고 있게 해달라”고 울먹였다.
다른 유가족은 “변호인들은 승무원들이 구조하지 못했다고 변론하는데, 가족들은 왜 그 상황에서, 그 좋은 시간에 구하지 못했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변호인 입장이지만)이런 상황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구조할 상황이 아니었다. 구조는 해경의 임무다”며 살인죄를 부인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첫 재판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버스 3대에 나눠타고 안산에서 출발, 2개 법정에서 재판을 방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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