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증언하던 세월호 가족들 끝내 통곡

법정서 증언하던 세월호 가족들 끝내 통곡

입력 2014-10-22 00:00
수정 2014-10-22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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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 쳐다보지도 못해” 부모·부인·친구 등 13명 진술

21일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재판은 유가족들의 눈물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단원고 학생의 부모, 실종된 교사의 부인, 생존자, 생존 학생의 가족 등 13명이 증언했다. 증인 선서 후 5분가량 영상이 법정 모니터를 통해 방영되자 가족들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여학생 6명이 노래를 부르며 손잡고 발랄하게 걷는 모습으로 시작한 영상에는 세월호 안에서 학생들이 찍은 모습, 이준석 선장이 탈출하는 모습, “퇴선방송을 지시했다”는 선장의 법정 진술이 차례로 담겨 있었다. 방청석에 앉은 피해자 가족들은 “사람이 맞느냐”, “이 살인자들아”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첫 번째 진술에 나선 민모씨가 준비한 글을 읽어 나가자 법정은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민씨의 남편은 단원고 교사로 아직까지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민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사고 직후 며칠간 팽목항에 시신이 들어올 때마다 남편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며칠이 지나니 남편이기를 바라게 됐다”고 울먹였다. 민씨는 “나는 이제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과 얼굴 마주치는 게 무서워 고개 들고 길을 걸을 수도 없다”고 탄식했다.

생존자 전모씨는 “더 많은 학생들과 같이 나와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 누구한테 지시를 받아 승객들에게 배에 가만히 있으라 했는지 궁금하다”며 피고인석에 앉은 승무원들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호통쳤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4-10-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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