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먼저 타, 구조순서 양보‘ 허다윤양 DNA 확인

“친구야, 먼저 타, 구조순서 양보‘ 허다윤양 DNA 확인

입력 2017-06-02 14:17
수정 2017-06-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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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층 객실서 수습된 유해 국과수 확인…“다 찾을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

“우리 딸과 나머지 미 수습자를 다 찾을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겁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3층 객실 중앙부 우현에서 발견된 유해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감식결과 단원고 학생 허다윤 양으로 확인됐다.

2일 오전 목포 신항에서 다 찾지 못한 딸의 추가 유해 수습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DNA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의 손을 잡고 목포신항 보안 구역 내 수습본부로 뛰어들어갔다.

박씨는 3층 객실 에스컬레이터 부근에서 발견된 유해가 딸 다윤이로 최종 확인됐다는 통보를 듣고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화장실로 숨었다.

다윤 어머니는 아직 가족을 발견하지 못한 다른 미수습자 가족을 아프게 할까 봐 화장실에서 숨죽여 오열했다.

딸 다윤이는 착하고 밝은 아이였다.

널찍한 아빠 등에 얼굴을 묻고 환한 웃음을 보이던 다윤이는 엄마에겐 친구 같은 딸, 아빠에겐 애인 같은 딸이었다.

아이들을 좋아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던 다윤이는 유치원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친구들에게 큰 소리 내지 않고 욕심내기보다는 양보를 하던 다윤이의 성격은 세월호가 침몰하던 위급한 순간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단원고 생존자는 “다윤 양이 뒤늦게 나온 자신을 앞세워 헬기에 구조되게 했다”고 말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다윤 양의 부모는 딸 유해를 찾고 신원마저 확인했지만, 선체 수색이 진행되는 목포 신항을 떠날 수 없다.

딸 유해의 상당 부분이 아직도 발견되지 않아 딸의 작은 흔적이라도 모두 찾을 때까지 부모들은 기다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윤이가 발견된 3층 객실 주변 화물칸으로 향하는 문이 열려 있어, 다윤 양의 유해 일부가 화물칸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마저 제기돼 가족들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화장실에서 몰래 눈물을 훔치며 마음을 다잡은 박씨는 목포 신항 밖으로 나와 딸 아이의 사진 밑에 환한 빛깔의 꽃을 새로 심으며 추가 유해 발견 소식을 기다렸다.

박 씨는 “우리 딸과 나머지 미수습자를 다 찾을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며 “2014년 다윤이를 찾지 못해 3년을 버티던 외로움과 두려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른 가족들의 손을 잡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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