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조직 밑바닥까지 도덕적 해이”… 출장비 부정수급 46% ‘5년차 미만’

[단독] “LH 조직 밑바닥까지 도덕적 해이”… 출장비 부정수급 46% ‘5년차 미만’

이근홍 기자
입력 2021-03-14 22:18
수정 2021-03-1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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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비 부정수급자는 전체의 31%
55%가 본사·수도권 근무지 집중

지난 3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출장비 부정수급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정수급자 절반에 가까운 46%가 입사 후 5년도 채 되지 않은 저연차 직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LH 내 도덕적 해이가 조직 밑바닥까지 짙게 깔려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14일 LH 감사실로부터 확보한 ‘LH 임직원 출장비 부정수급 자체조사(조사기간 2020년 3~5월) 결과 및 부정수급자 근속기간’ 자료에 따르면 총부정수급자 2898명(총임직원 수는 9449명·지난해 4분기 기준) 중 근속 연수가 5년차 미만인 직원은 무려 1335명(4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차 이상~10년차 미만은 189명(6.5%), 10년차 이상~20년차 미만은 590명(20.3%), 20년차 이상~30년차 미만은 343명(11.9%), 30년차 이상은 439명(15.1%)으로 각각 나타났다. 또 부정수급자 근무지는 최근 땅 투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본사와 수도권 지역에 1601명(55.2%)이 집중돼 있었다. 개별적으로는 인천지역본부가 496명(17.1%)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본사(483명·16.6%), 서울지역본부(402명·13.8%) 순이었다.

최근 LH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난 이후 주로 젊은층이 이용하는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LH 소속임을 인증한 이용자들이 “공부 못해서 (LH) 못 와놓고”,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쓴다” 등의 글을 올려 민심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에 LH가 저연차 때부터 광범위하게 도덕적 해이와 비리에 관용적인 분위기가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출장비 관련 내부 비위자 명단에 저연차 직원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김 의원은 “연차가 낮은 직원들의 출장비 부정수급 비율이 높은 이유는 LH의 조직 문화가 작은 비리에 얼마나 관용적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며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처럼 내부의 작은 비리를 눈감고 덮어 주다가는 이번 LH 사태와 같은 더 큰 범죄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1-03-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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