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침수 뒤 정전으로 대피 어려워… ‘구명벌’도 1개밖에 작동 안돼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침수 뒤 정전으로 대피 어려워… ‘구명벌’도 1개밖에 작동 안돼

입력 2014-04-17 00:00
수정 2014-04-1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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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대응 미숙 피해 키웠다

16일 오전 8시 58분쯤 ‘세월호’의 조난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해양경찰청(해경)을 비롯한 민·관·군이 총동원돼 구조에 나섰지만 사고 발생 17시간이 흐른 17일 오전 1시 현재까지 281명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의 미숙한 사고 대응이 인명 피해를 키운 전형적인 ‘인재’(人災)란 주장도 제기된다.

밤에도 계속되는 구조작업
밤에도 계속되는 구조작업 진도 여객선 침몰 실종자 구조작업에 나선 해경이 16일 일몰 후 조명탄을 발사하며 구조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해경은 선체에 실종자 대부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물 흐름이 멈춘 정조시간대인 17일 오전 1시부터 수색을 재개했다.
진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사고 당시 긴급 상황에서 펼쳐져야 할 ‘구명벌’(둥근 형태의 구조용 보트)은 한 개밖에 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에는 승객 정원을 모두 태우고도 남을 만큼의 구명벌이 준비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작 사고 발생 당시엔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승객 대부분은 직접 바다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고 이들을 일일이 구하느라 시간이 더욱 지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의 승무원들은 사고 발생 후 승객들에게 제자리를 지키고 구명조끼를 착용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안내 방송 외에는 별도의 대피 안내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결과적으로 선실 밖으로 나오려는 승객들을 선원들이 막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승객들이 한꺼번에 선상으로 올라오면 배가 더욱 기울어 침몰이 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선장 등의 조치가 적절했다는 의견도 있다.

전남소방본부에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오전 8시 52분쯤. 6분 뒤에는 목포해경 상황실에 정식으로 신고가 들어왔다. 해경이 구조본부를 가동한 것은 12분 뒤인 오전 9시 10분쯤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구조된 승객과 승무원 일부는 이보다 한 시간 전 이미 이상이 감지됐다고 말했다.

승선원 송모(20)씨는 “승객 배식이 한창 이뤄지고 있던 때부터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면서 “시간은 오전 8시 조금 전이었다”고 전했다. 또 보일러실에 근무했던 승선원 전모(61)씨도 “오전 7시 40분쯤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대로 사고가 오전 7시 30분~8시쯤 발생했다면 선장 등이 신고를 바로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이라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객실에 대기하던 승객들은 배가 침수되면서 전력이 끊긴 탓에 대피가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04-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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