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작전세력에 이사 직함 주고 주가조작

동양그룹, 작전세력에 이사 직함 주고 주가조작

입력 2014-04-22 00:00
수정 2014-04-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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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업체 임원 등 4명 기소…현재현 회장 계속 수사

동양그룹이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의 주가를 조작하면서 개인투자자에게 이사 직함을 내주고 자금을 대며 작전세력을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동양시멘트 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개인투자자 강모(44)씨와 투자자문업체 E사 이사 공모(35)씨, 이 회사 고문 이모(41)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시세조종 전문가 유모(52)씨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동양그룹의 유동성을 확보해주려고 동양시멘트 주식을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양그룹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량이 적고 계열사 지분이 대부분인 동양시멘트 주식을 타깃으로 삼았다. 정식 직원이 아닌 강씨는 그룹 미래전략실 이사 직함을 갖고 다니며 시세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증권사 직원 출신인 유씨와 함께 고가·허위매수 주문을 내거나 주식을 모두 사들여 물량을 소진시키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다가 지난 1월 자살한 동양시멘트 김모 고문은 강씨에게 시세조종 자금으로 3억3천만원을 건넸다.

이들이 18만2천287차례에 걸쳐 시세조종 주문을 낸 결과 2011년 12월 주당 940원이던 동양시멘트 주가는 이듬해 3월 4천170원으로 뛰었다.

동양그룹은 주식을 기관투자가에게 일괄매각하는 ‘블록세일’ 방식으로 팔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가가 매각 적정가격보다 더 뛰어 블록세일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그룹 계열사가 소유한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팔아 주가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의 고객 계좌로 동양시멘트 주식을 매수하고 수수료를 챙겼다.

동양그룹은 주식을 담보로 하는 전자단기사채(ABSTB)를 원활히 발행하려고 지난해 두 번째 주가조작을 꾸몄다. 대만 업체에서 유치한 투자금 1천500만달러를 주가 유지에 투입하기로 하고 이씨에게 운용을 맡겼다. 이씨는 대여금 명목의 5억원을 별도로 받고 공씨와 함께 7천190차례에 걸쳐 시세조종성 주문을 내 주가를 띄웠다.

동양그룹은 2011년 주가조작으로 122억5천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 시세조종으로 얻은 경제적 효과 역시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현재현 회장과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 등 그룹 경영진이 주가조작을 총괄한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은 이들이 빼돌린 회삿돈을 주가조작에 투입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해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현 회장 등은 1조3천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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