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스리그 8강 2차전 결승골 이어 첼시에 일격
’산소 탱크’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노리던 첼시를 격침하는 결정적인 한방을 배달하며 ‘첼시 저승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박지성은 9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0-2011 정규리그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5초 만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해 2-1 승리에 앞장섰다.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킥오프 직후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서 골 지역으로 전진하는 에르난데스를 보고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에르난데스는 골키퍼 페테르 체흐와 마주한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뽑았다.
박지성은 시즌 5호 도움으로 7골을 합쳐 공격포인트 12개를 작성했다. 지난 2005년 6월 맨유 입단 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다.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해 공격포인트 13개(5골 8도움)를 작성했던 후배 이청용(볼턴)에 단 1개 차로 다가섰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7골)을 보유한 박지성이 이청용의 기록을 넘는 것도 기대해 볼만하다.
맨유는 블랙번 로버스(14일), 블랙풀(23일)과의 정규리그 경기와 오는 29일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남아 있다. 공격포인트 1개를 보태면 이청용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2개를 추가하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새로운 역사를 쓴다.
박지성은 특히 라이벌 첼시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13일 첼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때 1-1로 맞선 후반 32분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맨유는 1차전 1-0 승리를 합쳐 1, 2차전 합계 3-1로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티켓을 얻었다. 첼시에 결정적인 한 방에 먹인 박지성의 활약이 빛났다.
2007-2008시즌 바르셀로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까지 네 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뛰고도 정작 첼시와의 결승 무대에서 결장했던 그는 2008년 9월22일 첼시와의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하지만 2009-2010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시즌 4호골을 터뜨렸음에도 첼시에 우승컵을 내줬던 아픈 기억이 남아있다.
맨유가 스토크시티와의 최종전에서 박지성을 앞세워 4-0 승리를 낚았지만 첼시가 위건 애슬레틱을 8-0으로 꺾으면서 맨유를 승점 1점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컵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박지성으로서는 최종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음에도 프리미어리그 4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소속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올해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은 맨유에 복귀해 훈련하다가 햄스트링을 다쳐 긴 재활의 시간을 가진 뒤 97일 만인 4월3일 웨스트햄전에서 복귀전을 치르는 힘든 시간을 겪었다.
시련을 견딘 박지성은 이날 정규리그 우승의 최대 고비였던 첼시와의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도우면서 맨유가 정규리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강팀 킬러’로 팀내 입지를 확실히 했다.
내년 6월 재계약이 끝남에도 아직 계약 연장을 하지 못해 한때 방출설에 시달렸던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하는 ‘더블 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설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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