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라 향한 7만 관중 기립박수, 테러 공포에 맞서다

디아라 향한 7만 관중 기립박수, 테러 공포에 맞서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5-11-18 23:02
수정 2015-11-1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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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열린 프랑스-잉글랜드 평가전… IS테러에 누이 희생당한 佛 선수 격려

독실한 무슬림인 그는 지난해 소속팀을 잃고 방황할 때 이슬람국가(IS)의 모병 동영상에 자신의 얼굴을 가면으로 쓴 인물이 등장해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 힘겹게 소속팀을 찾고 5년 만에 국가대표로 다시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 선 지난 13일 IS의 세 차례 자살폭탄 공격이 가해졌고, 경기 뒤 친누나처럼 자신을 돌봤던 사촌누이가 IS의 테러에 희생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사연을 간직한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라사나 디아라(30·마르세유)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구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 후반 12분 요한 카바예(크리스털팰리스)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가자 7만여 관중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런 테러 분위기에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인종과 종교에 관계없이 테러의 면전에서 큰 소리를 내고 단결해 우리의 조국과 다양성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던 그가 누이를 잃은 슬픔을 떨쳐내고 나흘 만에 다시 그라운드에 나선 용기를 격려한 것이다.

미국 버몬트주에서 발행되는 ‘밸리뉴스’는 그를 대표팀에 다시 포용한 것이 프랑스가 자랑하는 다양성과 톨레랑스(관용)인데 IS가 바로 이것을 노려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짚었다.

참사 당일 디아라와 나란히 80분 동안 독일과의 평가전을 뛰었고 경기가 끝난 뒤 89명이 희생된 바타클랑 극장에서 여동생이 극적으로 탈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던 앙트완 그리즈만(24·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잔디를 밟아 역시 기립박수를 받았다.

두 팀 선수들은 경기 전 기념 촬영 때 뒤섞인 채로 서로의 어깨를 걸었다. 영원한 앙숙 영국 관중은 1400명으로 추산되는 프랑스 원정 서포터들과 어울려 카드섹션으로 프랑스 삼색기를 구현하고 전광판에 뜨는 가사를 보면서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함께 불렀다. 웨인 루니의 1골 1도움을 앞세운 잉글랜드가 2-0으로 이겼지만 프랑스를 패자로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5-11-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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