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국채 팔고 신용채권 사고… 돈맥경화 한고비 넘겼나

은행 국채 팔고 신용채권 사고… 돈맥경화 한고비 넘겼나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22-11-17 17:58
수정 2022-11-18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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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2.5조 매도… 지난달의 63%
신용채 순매수 한 달 새 52% 늘어
“내년 초 정책 효과 본격화” 전망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돈맥경화 사태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들에 유동성 공급을 당부하면서 은행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하고 신용채권 매수를 늘리고 있다. 시장에선 유동성 경색 위기가 한고비를 넘겼다는 시각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지만 단기간 내 해결되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2조 5317억원어치의 국채를 팔았다. 보름여 만에 전월(1조 5515억원)분의 63%를 순매도한 셈이다. 은행은 올 1월 국채를 6조 6694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지난 9월에도 2조 7604억원어치 사들이며 매수세를 이어 갔다. 그러나 지난달 1조 551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올해 처음으로 순매도로 전환했고, 이달 들어 매도세가 더 강해졌다.

반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은행은 특수채(공사채)·금융채·회사채 등 신용채권을 7조 4825억원어치 사들이는 데 그쳤다. 신용채의 경우 올해 상반기 8조원대로 꾸준히 순매수했으며 그 흐름은 지난 9월(15조 1638억원)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순매수는 전월 대비 22% 줄어든 11조 8160억원을 기록했고, 이달 순매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4조 9347억원) 대비 52%나 늘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와 예대율 규제 완화 조치로 은행들의 국채 수요가 줄고, 대신 우량 공사채·회사채 등 금리가 높은 신용채권 매수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의 위험 선호가 다소 살아나면서 신용채권을 매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시장의 유동성 경색 완화로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 시장의 또 다른 큰손인 보험이나 기금은 아직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장 금융지주사의 95조원 유동성 공급 계획에서도 90조원 이상이 은행에 편중돼 있어 자금조달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연말이 지나고 내년 초가 되면 채권시장 내 정책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11-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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