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폭 39조→ -16조…고금리 장벽에 서민 시름 깊어진다

가계대출 증가폭 39조→ -16조…고금리 장벽에 서민 시름 깊어진다

황인주 기자
황인주 기자
입력 2022-12-01 18:02
수정 2022-12-0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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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가계대출 잔액 693조원
이자 무서워 허리띠 졸라맨다
주요은행 연말 금리 9%대 전망
“이자 늘어 가계대출 계속 줄 것”

대출 창구의 모습
대출 창구의 모습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상담을 받는 시민들의 모습.
서울신문DB
최근 1년 사이 빠른 속도로 금리가 오르면서 국민 경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민들은 고금리 장벽에 막혀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1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 34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1개월 동안 16조 183억원 감소했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유동성 지원을 위해 0%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9조 3977억원이 늘었고, 지난해 정부의 빡빡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도 1년 사이 38조 8890억원이 불어났으나 급격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 11월 한 달간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인 10월보다 6129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가계 상황이 좋아져서라기보다 급격한 금리 인상 탓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기준금리가 2.5% 포인트 인상됐는데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2.36% 포인트 뛰었다. 서민들이 빌려 쓰는 주택자금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덩달아 크게 뛴 것이다.

실제로 5억원 전세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42)씨는 “신용대출을 끼워 전세자금을 마련했는데 이자 부담에 월세로 가려고 고민하고 있다”며 “이미 받아 둔 신용대출 금리가 1년 사이 연 6%로 3배나 올라 이자 부담이 연 340만원에서 1100만원대로 뛰었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지난달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33조 647억원으로 한 달 사이 9978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특히 감소폭이 컸는데 한 달 전보다 2조 411억원 줄어 121조 58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환경에 아무리 원금을 갚아도 이자가 불어나니 대출자들이 죽어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연말까지 연 9%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여유 자금이 있는 이들이 목돈 굴리기에 나서면서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901조 3628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47조 37억원 불어났다. 전월 대비로는 1조 2207억원 늘었는데 지난 10월 한 달간 총수신 잔액이 46조 8657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출 원금 상환 움직임 등으로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일정 기간 돈을 묶어 두는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서만 172조 3627억원 늘어난 827조 2986억원으로 집계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금리 수준이 비교적 낮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의 경우 10월 말보다 19조 6631억원 줄어든 606조 3528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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