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1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샤란 석유저장소에서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13일 새벽 이란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기습 공습한 데 이어 에너지 인프라까지 타격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란도 드론과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공격하는 등 전면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면서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13일 새벽 기습 공격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기지에 이어 사우스파르스 가스전까지 타격 대상을 넓혔다. 이란 최대 가스전의 생산 중단과 핵시설 손상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핵 인프라를 겨냥한 전면전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란은 군 최고위층이 공습으로 사망하자 즉각 대규모 보복에 나섰다. 100여대의 드론과 미사일로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 공격을 이어 가고 있다.
외신은 백악관과 이스라엘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군사작전이 향후 수주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공습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암묵적 승인 아래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전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며 장기전 의지를 밝혔다. 이란의 보복 공격 강도와 미국의 개입 수위에 따라 중동이 거대한 화약고로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동 충돌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위협 요소가 된다. 국제유가는 공습 이틀 만에 당장 7% 이상 급등했다. 이는 국내 휘발유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전반의 인상 압력으로 직결된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돼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벌어져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 수입 물가 상승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 원유 수입의 72%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란이 중동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서기라도 하면 경제적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실효성 있는 경제안보 방어막 구축에 즉각 나서야 한다. 전략비축유 긴급 방출 계획을 점검하고 중동 이외 지역으로의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원자재 수급 차질에 따른 제조업 타격을 최소화할 대책도 시급하다.
2025-06-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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