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내리사랑/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내리사랑/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1-02-11 00:00
수정 2011-02-1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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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말씀이 하나 안 틀린 게 “사랑은 내리사랑이지 치사랑은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 말의 뜻을 잘 몰랐던 것 같다. 나이 한살 더 먹으면서 이 말을 새록새록 새기게 된다. 부모가 조건 없이 자식들을 사랑하고, 그 자식은 또 그의 자식들을 향하는 일방적인 내리사랑이 인류를 지탱해 온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것을….

혈연으로 뭉친 가족에게만 이런 사랑의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이사를 했다. 친한 선배가 집들이를 안 하냐면서 자꾸 필요한 것을 묻는다. 이사를 이유로 뭘 받는다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아 대답도 하지 않고 모른 척하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집으로 침실에 두는, 예쁘고 화려한 등이 택배로 왔다. 기어코 선배가 선물을 사서 집으로 보낸 것이다.

집을 꾸미지 않고 살다 보니 그 등은 영 우리집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그래도 밤에 등을 켜니 분위기가 아늑한 게 너무 좋다. 고마운 마음을 전했더니 그 선배가 한마디 한다. “넌 아랫사람한테 뭘 해주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1-02-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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