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대폭 하락에 휘발유값 ‘찔끔’…美소비자 1조원 더 냈다

원유가격 대폭 하락에 휘발유값 ‘찔끔’…美소비자 1조원 더 냈다

입력 2015-11-03 11:00
수정 2015-11-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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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가격 50% 이상 하락…휘발유 가격은 28% 떨어져

지난해부터 국제 원유 가격이 대폭 하락했는데 휘발유 가격은 이보다 적게 떨어진 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휘발유값은 핵심 성분인 원유의 가격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지만, 최근에는 국제 유가 하락 폭이 훨씬 컸으며 이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휘발유 값이 과거 패턴대로 떨어졌을 경우와 비교해 올해 최소 10억달러(1조1천400억원)를 더 부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지난 1년간 28% 떨어져 갤런당 평균 2.18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브렌트유 가격은 50% 이상 떨어져 배럴당 50달러까지 하락했다.

제임스 스톡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8월 15일 이후 소비자들이 적어도 10억∼25억달러를 더 부담했다고 추산했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수요 증가 등으로 휘발유 가격이 올라간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휘발유값은 브렌트유 가격보다 갤런당 평균 95센트 높았지만 최근 12개월간은 가격 차가 1.16달러로 20센트 이상 벌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판매된 휘발유(1천350억갤런)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는 총 270억달러에 이른다.

휘발유 가격 하락폭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정유회사들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때문이다.

발레로 에너지, 테소로, 마라톤 등 미국 3대 정유회사들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2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제임스 스위니 스탠포드대 교수는 “가솔린 소비자 가격이 로켓처럼 올라갔다가 깃털처럼 떨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를 때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 멀리까지 가지만 가격이 내려갈 때에는 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업체들로서는 이익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

유가정보서비스업체의 톰 클로자는 “1970년대 이후 가격 차가 최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유회사들은 “수요 공급 같은 조건이 소비자 가격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낮은 휘발유 가격과 경기 회복 덕분에 운전자들이 차량 운행을 늘리면서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저유가 때문에 미국인들은 올해 1∼8월 기록적인 2조900억마일의 총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이 기간 휘발유 소비는 3% 늘어났다.

2011년 12월만 해도 휘발유 가격의 80%를 원유가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마케팅과 정유 비용, 세금 등이었지만 현재 원유 비중은 46%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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