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광고 투입 못 늘려” 경고에 주가 8% 폭락
페이스북이 광고 확대에 힘입어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56% 증가한 70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르렀지만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내년 중반이 되면 광고를 더 늘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이날 뉴욕 증시 시간외거래에서 이 회사 주가는 8% 넘게 폭락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스크롤을 통해 사진과 동영상이나 글을 보는 뉴스피드에 광고를 끼워 넣어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광고를 너무 많이 넣으면 이용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 페이스북은 광고와 다른 콘텐츠의 “적절한 균형”을 찾고 있다고 말해왔다.
페이스북의 최고재무책임자 데이브 웨너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전화에서 뉴스피드에 광고를 더 늘리는 일을 내년 중반부터 중단할 것이라면서 그 결과 광고 성장은 “의미 있는 정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 덕분에 급성장했다. 전체 광고 매출에서 모바일 광고의 비중은 3분기에 85%로 늘었다.
페이스북의 전체 월간 활성 이용자 17억9천만명의 93%가 모바일을 사용한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만으로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람은 3분기에 처음으로 10억명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은 지난 2년간 더 많은 광고를 보여주는 전략으로 매출을 확대해왔다.
광고의 양적 한계에 부딪힌 페이스북은 동영상을 새로운 성장의 길로 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페이스북이 동영상을 여러 앱의 핵심으로 하는 “비디오 퍼스트” 회사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임원들은 5년 안에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콘텐츠의 대부분이 비디오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에 동영상을 더 많이 추가하면 이용자들이 앱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는 결국 페이스북이 짭짤한 동영상 광고를 더 많이 팔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페이스북은 인쇄 매체의 파이를 빼앗으면서 급성장했는데 이제 동영상 중심 전략으로 방송사들의 광고 매출까지 잠식할 태세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의 TV 광고 시장은 700억 달러 규모다.
페이스북은 최근 월드시리즈 야구 경기에서 새로운 서비스인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의 TV 광고를 내보낼 정도로 동영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블룸버그도 칼럼에서 페이스북이 단가가 높은 TV 광고 시장을 노리고 TV와 비슷해지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고 투입을 계속 늘릴 수 없으므로 이용자 수를 늘리거나 이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과 함께 광고 단가 자체를 올리려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유튜브나 스냅챗 등과 경쟁하는 가운데 거의 모든 인터넷 기업들이 쏠쏠한 온라인 비디오 광고를 쫓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동영상이 범람하면 이용자들이 싫증을 느낄 수 있고 공급 과잉으로 단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페이스북은 현재까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함께 매출을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피보털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위저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2분기 미국 온라인 광고 지출의 68%를 가져갔다고 추산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을 뺀 나머지 기업들이 올린 광고 수입은 5% 줄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 기업들의 이익단체인 디지털콘텐트넥스트의 CEO는 “광고 시장의 성장을 전부 독차지하는 구글과 페이스북 두 회사의 지배가 모든 기업의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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