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정치권 개혁이냐 정책경험이냐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가 내각 핵심 인선과 방향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고 CNN방송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이러한 마찰은 ‘아웃사이더’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안보 분야와 백악관 주요 직책 등 내각인선 과정에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비전통적 인물들을 고려하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3일 라인스 프리버스를 초대 비서실장에, 극우 성향의 스티브 배넌을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에 임명하는 과정에서도 의견이 갈렸다고 CNN은 복수의 인수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더 큰 문제는 프리버스와 배넌, 그리고 비서실장 자리를 놓고 이 두 사람과 막판까지 다툰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이자 인수위 집행위원인 재러드 쿠슈너 3자 간의 권한 분담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 소식통은 이로 인해 초래된 혼란을 “저속한 익살”(buffoonery)이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인수위 내의 다툼을 “칼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분열상은 국무장관을 비롯한 국가안보·외교 분야 인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에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주류 보수주의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그룹에 포함되는 줄리아니에 맞서 볼턴을 지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의 경우는 그나마 좀 더 의견일치가 이뤄지는 인물이다.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론 버지스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누가 되든 트럼프 1기 내각 후보들은 “비전통적”인 구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CNN은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되면 기성 정치권을 개혁하겠다는 대선전 당시의 약속과 정책 경험이 있는 국가안보팀을 구성할 필요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 뒤에 많은 정치적 지지자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트럼프가 ‘경험’보다는 ‘충성도’를 좀더 평가하고, 그의 세계관을 공유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는 신호라고 CNN은 분석했다.
실제로 국무장관 후보군을 보면 트럼프 당선인이 인습에서 벗어난 접근법을 선호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볼턴의 경우 매파 성향의 보수적인 외교관으로,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선택이기는 하지만, 지난 2005년 유엔주재 미국대사로 임명됐을 당시에도 의회가 격하게 반대하는 등 종종 워싱턴과 충돌을 빚었다. 그는 작년에는 미국이 이란에 폭탄을 투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별다른 외교정책 경험이 없는 인물이다. 법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줄리아니는 국무장관직을 선호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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