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으로 문신가리고 가발·치마로 ‘여장’한 뒤 도주한 총기난사범

화장으로 문신가리고 가발·치마로 ‘여장’한 뒤 도주한 총기난사범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7-06 16:31
수정 2022-07-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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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서 70발 난사로 7명 사망

부모 동시에 잃은 2살 아기 에이든

“엄마 아빠 금방 와요?” 부모 찾기도

‘목과 얼굴에 새긴 독특한 문신을 가리기 위한 성조기 디자인의 스카프와 화장, 흑갈색 긴 머리 가발, 검은색 치마….’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현지시간) 시카고 인근 하일랜드파크에서 축제 퍼레이드에 총기를 난사한 로버트 E 크리모 3세(21·남)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여장’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레이크 카운티의 ‘주요범죄 태스크포스(TF)’는 5일 기자회견에서 크리모가 여성 옷차림으로 아비규환인 대피 인파에 섞여 현장을 탈출했다며 “범행을 몇 주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4일(현지시간) 시카고 인근 하일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축제 퍼레이드를 향해 소총을 난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로버트 E 크리모 3세가 여장을 하고 범행 현장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감시 카메라에 잡힌 모습.   시카고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시카고 인근 하일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축제 퍼레이드를 향해 소총을 난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로버트 E 크리모 3세가 여장을 하고 범행 현장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감시 카메라에 잡힌 모습.
 시카고 로이터 연합뉴스
TF에 따르면 크리모는 범행을 위해 비상 사다리를 타고 현장의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곳에서 그는 ‘AR-15 유사 소총’으로 당시 행진을 한창 진행 중이던 시민을 향해 70발을 난사했다. 사용한 총기는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었다.

범행 직후 총을 버린 크리모는 마치 근처를 지나는 시민인 것처럼 이어폰을 끼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와 근처의 모친 집에서 차를 빌려 도주했다. 그러나 범행 약 8시간 뒤, 제보를 받고 추격해온 경찰에 검거됐다.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다. 일리노이주 검찰은 크리모에게 먼저 1급 살인 혐의 7건을 적용했다면서 “피해자 한 명마다 혐의 수십 개가 추가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현재까지 7명이 사망했고 35명 이상이 다쳤다. 특히 2살 아기 에이든 맥카시는 이날 부모 이리나와 케빈을 한꺼번에 잃었다. 총에 맞아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아빠 밑에 있던 에이든은 피를 뒤집어썼지만 다치지는 않았다. 에이든을 구조한 로렌 실바는 외신 인터뷰에서 “남자친구가 아이를 내게 건네줬다”면서 “아이가 내게 계속 ‘엄마랑 아빠가 금방 오냐’고 물어봤다”고 전했다. 에이든은 현재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크리모는 과거 타인 위협 행동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9년 경찰이 크리모의 집으로 두 번 출동했다. 4월엔 크리모의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해서였고, 9월에는 크리모가 가족을 전원 살해하려 한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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