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덮고 낮잠”…태국 총기난사서 유일 생존한 3세 여아

“담요 덮고 낮잠”…태국 총기난사서 유일 생존한 3세 여아

이보희 기자
입력 2022-10-11 12:04
수정 2022-10-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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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 대한 기억 없어…어린이집 가고 싶어해”

8일 태국 북동부 우타이사완의 사원에서 이틀 전 발생한 어린이집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의 친척들이 희생자의 평안을 기리는 의미로 유일한 생존자 빠위눅 수폴웡(3)의 손에 실을 묶고 있다. AP 뉴시스
8일 태국 북동부 우타이사완의 사원에서 이틀 전 발생한 어린이집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의 친척들이 희생자의 평안을 기리는 의미로 유일한 생존자 빠위눅 수폴웡(3)의 손에 실을 묶고 있다. AP 뉴시스
영유아 24명 등 총 38명이 숨진 태국 어린이집 총기난사 참사에서 3세 여자아이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사건 당시 담요를 덮고 자고 있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3살 파비눗 수폴웡은 지난 6일 정오쯤 전직 경찰 파냐 캄랍(34)이 농부아람푸주 한 어린이집에 침입해 참극을 벌일 당시 교실에서 친구들과 낮잠을 자고 있었다. 가해자는 이 교실에서 임신 8개월인 교사와 직원들에게 먼저 총을 쏜 뒤 어린이들을 살해했다.

수폴웡은 무탈하게 살아남았다. 이들 중 수풀웡이 유일하게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하진 않다. 수풀웡의 부모는 그가 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수폴웡의 어머니 파놈파이 시통(35)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다른 가족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내 아이가 살아남아 기쁘지만 감사와 슬픔이 섞인 감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애는 깊게 자는 편이 아니다. 어떤 영혼이 아이의 눈과 귀를 덮어줬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번에 숨진 어린이 대부분은 수폴웡이 잠들었던 교실에서 변을 당했다. 수폴웡은 이번 참사가 벌어진 어린이집에서 무사히 탈출한 유일한 아이다. 살인범이 떠난 후 경찰이 교실 한쪽에서 움직임을 발견했고, 그가 반 친구들의 시신을 보지 못하도록 머리를 이불로 덮고 데리고 나갔다.

수폴웡은 친구들이 왜 사라졌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비극에 대한 기억이 없는 상태라고. 그의 어머니는 “결국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두 죽고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고 말해줬다. 그는 그저 매일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한다. 너무 어려서 죽음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9일(현지시간) 태국 농부아람푸주 우타이사완의 한 사원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희생자의 가족들이 서로 위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태국 농부아람푸주 우타이사완의 한 사원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희생자의 가족들이 서로 위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어린이집 총기 난사 희생자들의 장례는 8일 시작됐다. 희생자들은 나끌랑구 소재 사원 세 곳에 나뉘어 안치됐다.



태국 당국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총기 규제 논의에 나섰다. 경찰위원회 부위원장인 치타팟 끄리다꼰 민주당 의원은 “모든 정당이 모여 이 문제를 다뤄야 할 시점”이라며 “경찰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하원에서 총기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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