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5년만에 ‘사형수 총살’…죽음의 방에서 동시 격발

美, 15년만에 ‘사형수 총살’…죽음의 방에서 동시 격발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5-03-09 08:09
수정 2025-03-0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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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의 부모 둔기 살해…사형 선고
전기의자, 독극물 대신 총살형 선택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교도소서 집행
언론도 참관, 밖에선 사형폐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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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총살형 집행 대상이 된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오른쪽)과 1996년 1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교도소가 언론에 공개한 사형집행실. 총살대가 보인다. 미교정당국 자료
2025년 3월 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총살형 집행 대상이 된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오른쪽)과 1996년 1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교도소가 언론에 공개한 사형집행실. 총살대가 보인다. 미교정당국 자료


미국에서 사형수에 대한 총살형이 집행됐다. 미국에서 이 같은 방식의 사형집행이 이뤄진 것은 15년 만이다.

7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교정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분, 컬럼비아에 있는 브로드리버 교도소에서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67)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죽음의 방으로 불리는 사형실로 끌려간 시그먼은 피해자 가족과 자신의 변호인, 종교인, 검경 관계자, 언론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대에 묶였다.

형 집행관들은 시그먼의 머리에 두건을 씌우고, 결박된 그의 왼쪽 가슴 위에 표적지를 붙였다.

3명의 총격수는 약 4.5m 거리의 구멍 뚫린 벽 뒤에서 시그먼의 심장을 겨냥해 동시에 소총을 격발했다.

사형집행실 방탄유리 뒤쪽에서 형 집행을 지켜본 현지 방송사 기자는 동시 격발된 3발의 총소리가 “한 방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형 집행 3분 뒤인 오후 6시 8분 시그먼에 대한 공식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형 집행 직전 변호사가 대독한 유서에서 시그먼은 “범행 당시 나는 너무 무지해서 그게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또 자신의 유언장이 “사형제를 종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동료 기독교인들에 대한 요청이자 사랑의 증서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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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교도소에 있는 사형집행실. 왼쪽은 총살형 집행 의자, 오른쪽은 전기의자. AP 연합뉴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교도소에 있는 사형집행실. 왼쪽은 총살형 집행 의자, 오른쪽은 전기의자. AP 연합뉴스


시그먼은 2001년 4월 27일, 애인의 부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애인을 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미 연방대법원은 사형 집행을 미뤄달라는 시그먼의 요청을 이날 기각했고 이에 따라 즉각 형이 집행됐다.

형 집행을 이틀 앞둔 5일 시그먼에게는 그가 바란 대로 치킨 4조각, 그린빈, 그레이비소스를 곁들인 으깬 감자, 비스킷, 치즈케이크와 달콤한 차가 마지막 특별식으로 제공됐다.

시그먼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시행 중인 사형 집행 방법인 전기의자, 독극물 주사, 총살형 가운데 총살형을 직접 택했다. 다른 두 방식보다 덜 고통스러워 보인다는 것이 이유였다.

미국에서 총살형이 집행된 것은 2010년 이후 15년 만이다.

사형제가 부활된 1977년 이후 미국에서 총살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시그먼까지 모두 네 차례로, 그전에는 모두 유타주에서 집행됐다.

이날 형 집행을 앞두고 브로드리버 교도소 밖에서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살인을 하지 말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이 사형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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