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항복? 트럼프 헛소리, 핵 건재…되려 모욕당해” 승리 주장

하메네이 “항복? 트럼프 헛소리, 핵 건재…되려 모욕당해” 승리 주장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5-06-26 22:35
수정 2025-06-2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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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휴전 이틀 만에 첫 입장
“이스라엘 거의 붕괴, 방공망 뚫려”
“핵시설 공격 성과 없어, 美 모욕”
공습전 고농축 우라늄 이동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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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26일(현지시간) 영상연설에서 자국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왼쪽은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6.26 AFP 연합뉴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26일(현지시간) 영상연설에서 자국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왼쪽은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6.26 AFP 연합뉴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6일(현지시간) 자국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로 24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을 수용한 이후 첫 메시지다.

이란 국영 IRNA, 파르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영상연설에 “위대한 국가 이란이 시온주의자의 가짜 정권(이스라엘)에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온갖 과장과 주장에도 시온주의자 정권은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공격에 거의 붕괴됐다”며 “우리 군은 그들의 다층 방공망을 뚫고 미사일과 첨단무기에 맞서 도시와 군사지역 상당 부분을 파괴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이 미국 정권에 승리한 것도 축하한다”며 “미국은 자신들이 개입지 않으면 시온주의자 정권이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는 생각에 직접 전쟁에 돌입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이란은 미국에 엄청난 모욕을 안겼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미국은 우리 핵시설을 타격하는, 국제재판소에서 형사소추를 당할 행위를 저질렀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미국 대통령은 특이한 방식으로 일을 과장했다”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공습 전 고농축 우라늄을 다른 데로 옮겼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포르도 핵시설 공습 이전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다수의 차량과 트럭이 보였던 점을 내세워 공습 전에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다른 곳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하메네이는 그러면서 “이란은 이 지역에 있는 미군의 알우데이드 기지를 공격해 피해를 줬는데 그들은 이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다”며 “이란은 역내 주요한 미국의 거점에 필요할 때마다 행동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는 ‘이란이 항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하며 “이란의 문화적, 문명적 풍요로움은 미국과 그 일당보다 수백 배는 크며 이란이 다른 나라에 항복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허황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22일 미국이 이란 우라늄 농축 활동의 핵심인 포르도 핵시설에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하자 이튿날 “시온주의자 적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면서 “응징당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스라엘과 충돌하는 동안 공개 활동을 자제했다. 외신은 그가 암살 가능성을 우려해 지하 벙커에 은신한 것으로 추측했다.

헤그세스 “이란 핵능력 파괴돼” 반박
트럼프 “아무것도 옮겨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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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26일(현지시간) 영상연설에서 자국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5.6.26 AP 연합뉴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26일(현지시간) 영상연설에서 자국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5.6.26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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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26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펜타곤에서 미 공군의 공습으로 이란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26 미 국방부 유튜브 캡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26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펜타곤에서 미 공군의 공습으로 이란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26 미 국방부 유튜브 캡처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벙커버스터 14발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30발이 파르도, 나탄즈 및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에 투하된 지 1시간 못 돼 목표 시설들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세계에 알린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미 국방부 정보기관(DIA)의 초기 평가를 인용, 이란의 핵능력을 단 몇 개월 뒤로 후퇴시키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이란 주요 핵시설 폭격이 ‘성공해’ 이란 능력이 ‘파괴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마치 미군이 이란 핵시설 파괴에 실패한 것처럼 보도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장병들을 깎아내린다고 지적했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이 미국의 공습 전에 고농축 우라늄을 다른 데로 옮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실히 답하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의 확인 요청에 “내가 검토한 정보 중에 물건들(표적들)이 옮겨졌다거나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는 내용은 보지 못했다”라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설에서 아무것도 밖으로 옮겨지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현장에 있던 차와 소형트럭은 콘크리트 작업자들이 (지하 공간으로의) 통로의 윗부분을 덮기 위해 사용한 것이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시설’은 이란 ‘핵 심장부’로 여겨지던 포르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주장의 이유로 “너무 오래 걸리고, 위험하며, 매우 무겁고 이동이 힘들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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