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업적 계승자로 이미 힐러리 점 찍어
백악관은 차기 민주당 대선주자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조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에는 부정적 입장이라고 CNN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바이든 부통령이 이메일 스캔들 등으로 위기에 빠진 클린턴 전 장관의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나온 보도여서 주목된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NN에 “오바마 대통령 자문그룹 내에서 바이든의 출마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며, 민주당 원로로서 쌓아온 좋은 이미지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바이든이 전당대회에 나가기를 기대하는 기미를 백악관 안에서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바이든과 친한 사람들조차 그가 출마한다고 하면 매우 놀랄 것”이라고 기류를 전했다.
백악관의 이러한 기류는 백악관 선임고문을 맡다가 클린턴 캠프의 선대본부장으로 이동한 존 포데스타, 역시 백악관 공보국장에서 캠프 공보수석으로 이동한 제니퍼 말미에리 등의 면면에서도 읽을 수 있다.
특히 ‘오바마 재선 캠프’ 본부장을 맡았던 짐 메시나가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인 ‘프라이어러티즈 유에스에이 액션’(Priorities USA Action)의 공동의장을 맡은 것은 백악관과 클린턴 전 장관의 ‘커넥션’을 상징하는 단적인 증거로 꼽힌다.
클린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허락하지 않으면 맡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설이 나돌기 훨씬 전부터 사실상 클린턴 전 장관에 올인해왔다는 얘기인 셈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현실적 당선 가능성이 꼽힌다.
퍼스트레이디와 국무장관, 상원의원의 독보적인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공화당을 통틀어 오랜 기간 가장 유력한 주자의 입지를 굳혀 조직과 자금을 싹쓸이한 그를 대신할 후보를 백악관이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힘이 있는 그가 차기를 이어받아 오바마 대통령의 각종 업적을 계승, 확장할 수 있다고 백악관은 판단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석에서 공립유아교육프로그램인 ‘유니버설 프리-K’(universal pre-K)의 입법화 필요성을 거론하며 “힐러리가 그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한다.
클린턴 전 장관이 최근 이란 핵협상과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등에서 백악관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은 점도 양측의 신뢰를 깊게한 요인으로 꼽힌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현재 무성한 소문에도, 바이든 부통령이 결국 출마를 선택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 언론은 바이든 부통령이 만약 출마한다면 공표 시점이 늦어도 10월 1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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