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측근 천민얼 구이저우성 서기 ‘경제 심장’ 광둥성으로 옮겨갈 듯

시진핑(習近平·64)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민얼(陳敏爾·56) 구이저우성 서기가 차세대 대표 주자인 후춘화(胡春華·53) 광둥성 서기를 밀어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14일 “광둥성 정계에 중대한 인사 변동이 있을 것”이라면서 “천민얼 구이저우성 서기가 광둥성 서기로 옮겨갈 것이라는 소식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둬웨이는 이어 “광둥성 서기는 관례적으로 공산당 중앙 정치국원이 맡아 왔다”면서 “현재 중앙위원인 천 서기가 광둥성으로 옮겨 가면 정치국에 진입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후 서기가 어떤 직책을 맡을지는 예상하지 않았다. 중국 경제의 심장인 광둥성과 서부 산간지대인 구이저우성은 급이 다르다.

천 서기가 후 서기를 밀어내고 광둥성 서기가 되면 기존의 ‘포스트 시진핑’ 구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2012년 18차 당 대회 이후 지금까지는 50대 정치국원인 후춘화와 순정차이(孫政材·53) 충칭시 서기가 시진핑 이후 중국을 이끌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같은 ‘류링허우’(六零後·1960년대 이후 출생자)인 천 서기가 광둥성 서기를 거머쥐면 차기 무게 중심이 천 서기로 급속하게 쏠릴 수밖에 없다. 내년 19차 당 대회에서 천 서기가 전격으로 상무위원에 올라 시 주석의 후계자로 지명될 수도 있고, 시 주석 연임의 전위대가 될 수도 있다.

천 서기는 시 주석 집권 이후 구축된 직계 파벌인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의 핵심이다.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를 지낼 때 저장성 선전부장을 맡아 저장일보에 실리는 시 주석의 칼럼 초안을 4년간 쓴 인물이 바로 천민얼이다. 이 때문에 ‘시자쥔’의 중추를 이루는 즈장신쥔(之江新軍·저장성 인맥)을 천민얼이 이끌고 있다. 더욱이 천 서기는 구이저우의 올해 1~3분기 경제 성장률을 10.5%(중국 전체 2위)로 끌어올리는 등 행정 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