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계 차별로 심사 중단 77년 만에… 독일서 세계 최고령 박사학위 수여
102세 독일 할머니가 논문 제출 77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 최고령 박사 학위 수여식이 거행된 이면에는 나치 치하 1938년 독일 대학이 유대계란 이유로 학위 수여를 거부했던 ‘비극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논문 심사 중단 이후 할머니의 삶도 표류했다. 논문이 좌절된 뒤 미국행을 선택한 라포포르트 할머니는 사회주의자인 남편을 만나 1952년 동독 치하 베를린으로 귀국했다. 소아병리학 분야에서 실무를 쌓고 1964년 박사 학위 없이 교수가 됐다. 1973년 정년퇴직한 뒤에도 20여년 동안 과학자로서 관련 연구를 했지만, 학위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라포포르트 할머니는 학위를 받은 뒤 “이제 와서 크게 쓸모없는 학위”라면서도 “77년 만에 정의가 실현됐다”며 웃었다. 할머니의 지도 교수는 “그는 이론적으로도, 실무적으로도 발군이었다”고 평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6-1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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