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병합 8주년’ 열광한 러시아인들 그리고 푸틴

‘크림 병합 8주년’ 열광한 러시아인들 그리고 푸틴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3-19 23:27
수정 2022-03-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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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한창인데 러시아 축하 콘서트
모스크바에서만 20만 러시아인 모여 환호
러시아 삼색기 물결… 국가대표 가슴엔 ‘Z’
푸틴 “집단학살 막으려 군사작전 수행” 주장
극동부터 크림반도까지 전국서 축하 행사
어린이 59명 등 우크라 민간인 816명 사망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한 관중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한 관중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의 포화가 4주째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한복판에서는 이번 전쟁이 촉발된 이유 중 하나인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축하하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1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통신·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축하 콘서트에는 9만 5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입장하지 못한 시민 약 10만명도 경기장 주변에 운집해 총 20만명이 한 곳에서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축하했다.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은 약 9만 500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은 약 9만 500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경기장 관중석은 사람들이 저마다 손에 든 러시아 삼색기의 물결이 넘실댔다. 크림반도 병합을 축하하는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흘러나왔고, 무대 위에서는 러시아의 성공을 축하하는 공연이 펼쳐졌다.

최근 서방 각국으로부터 퇴출당한 러시아 관영매체 RT의 마가리타 시모냔 편집장과 마리아 자하로바 러 외무부 대변인 등 여러 인사가 ‘러시아를 위하여’, ‘나치즘 없는 세상을 위하여’ 등 현수막이 걸린 연단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스타 빅토리아 시니치나(왼쪽)와 니키타 카찰라포프(오른쪽)의 가슴에 ‘Z’ 표식이 선명하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스타 빅토리아 시니치나(왼쪽)와 니키타 카찰라포프(오른쪽)의 가슴에 ‘Z’ 표식이 선명하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피겨스케이팅 스타 빅토리아 시니치나와 니키타 카찰라포프 등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상징하게 된 ‘Z’ 표식을 가슴에 달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열띤 함성이 쏟아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군사 작전’에 대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옹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정말로 (친러 주민에 대한) 집단 학살이 이뤄지고 있고, 그것을 막는 것이 이번 특수 작전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러시아군을 반기고 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그는 8년 전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 “크림반도를 치욕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역사에서 우리가 이토록 단합된 적은 없다”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영웅적이고 헌신적으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중들은 5분간 이어진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환호하고 열광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맞은 18일(현지시간) 크림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에서 세바스토폴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모터사이클 클럽 회원들이 축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심페로폴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맞은 18일(현지시간) 크림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에서 세바스토폴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모터사이클 클럽 회원들이 축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심페로폴 타스 연합뉴스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기념하는 러시아인들의 축하 행사는 모스크바에만 그치지 않았다.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부터 노보시비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카잔,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크림공화국 수도 심페로폴 등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전역에서 러시아 삼색기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 포착됐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맞은 18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러시아 국기를 든 시민들이 참석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맞은 18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러시아 국기를 든 시민들이 참석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타스 연합뉴스
앞서 2014년 3월 16일 우크라이나의 자치공화국이었던 크림공화국은 주민투표 결과 96% 이상 찬성으로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했다. 이틀 뒤인 3월 18일 푸틴 대통령과 크림공화국 지도부는 관련 조약에 서명했고 크림반도는 러시아에 병합됐다.

한편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의 침공일인 지난달 24일부터 18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민간인이 어린이 59명을 포함해 81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 연단에 오르고 있다. 무대 뒤로 ‘러시아를 위하여’, ‘나치즘 없는 세상을 위하여’ 등 문구가 보인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 연단에 오르고 있다. 무대 뒤로 ‘러시아를 위하여’, ‘나치즘 없는 세상을 위하여’ 등 문구가 보인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유엔난민기구는 우크라이나에서 국경을 넘어 탈출한 피란민이 현재까지 327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과반인 약 200만명은 인접국 폴란드로 넘어갔다. 이어 루마니아 51만명, 몰도바 36만명, 헝가리 29만명, 슬로바키아 23만명 순으로 피란민 탈출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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