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적 입스위치 주장 샘 모르시
“종교적 신념” 앞세워 무지개 완장 거부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3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이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의 의미를 담은 ‘무지개 완장’을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서고 있다. 2024.12.1 런던 AF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클럽의 주장들이 최근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의 의미를 담은 ‘무지개 완장’을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 선수가 ‘종교적 신념’을 앞세워 이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올 시즌 PL에 승격한 입스위치 타운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구단의 주장인 샘 모르시가 1일 열린 경기에서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성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는 영국의 자선 단체인 스톤월의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프리미어리그와 각 구단들은 구단의 로고 등 상징물에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무지개 색깔을 반영하며, 각 구단의 주장은 무지개 색깔의 완장을 착용한다. 토트넘 핫스퍼의 주장인 손흥민도 1일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의 경기에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토트넘 대 입스위치 타운 경기에서 샘 모르시(오른쪽)가 데얀 쿨루셉스키(왼쪽)와 공을 놓고 다투고 있다. 2024.11.10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는 “리그와 클럽은 평등과 다양성, 포용성을 높이기 위해 연중 내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축구 공동체의 모든 사람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지속적인 변화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르시는 1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 무지개 완장이 아닌 평소 착용하는 주장 완장을 착용했다. 이 경기에서 입스위치 타운은 1대0으로 패했다.
모르시는 영국 울버햄튼 출신으로 영국(잉글랜드) 국적을 소지하고 있지만, 이집트인인 아버지를 따라 이집트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집트 대표팀에 선발돼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가 성소수자에 적대적이라는 점에서 모르시 역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성소수자를 포용할 수 없다”는 모르시의 이같은 결정에 대한 구단의 입장 역시 ‘포용적’이었다. 입스위치 타운은 “우리는 프리미어리그의 캠페인을 자랑스럽게 지지하며 평등과 포용을 높이는 데에 있어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함께한다”면서도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모르시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에 참여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구단들. 브렌트포드의 ‘무지개 완장’(왼쪽)과 토트넘 핫스퍼의 ‘무지개 로고’. 자료 : 브렌트포드·토트넘 핫스퍼 공식 소셜미디어(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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