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40분’ 태워주고 올림픽 준비… 김민석·정재원 메달 비하인드

겨우 ‘40분’ 태워주고 올림픽 준비… 김민석·정재원 메달 비하인드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2-22 12:33
수정 2022-02-2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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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은·1500m 동메달
코로나 상황에 시합감 떨어져
주말·공휴일에 닫아 훈련못해
4년 뒤 밀라노 준비하는 고충

곽윤기 꽉잡아윤기 유튜브에 출연한 김민석(23·성남시청)과 정재원(21·의정부시청)
곽윤기 꽉잡아윤기 유튜브에 출연한 김민석(23·성남시청)과 정재원(21·의정부시청)
“외국 선수들은 타고 싶을 때 언제든지 탈 수 있지만 우리는 ‘타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해야 했다. 어떤 때는 하루에 40분 밖에 타지 못했다.”

20일 막을 내린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2연속 1500m 동메달로 한국의 첫 메달을 안겼던 김민석(23·성남시청)과 매스스타트 은메달로 마지막 메달을 안긴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코로나 상황 때문에 유독 힘들었던 올림픽 준비 과정을 고백했다.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은메달 곽윤기는 22일 자신의 유튜브에 김민석과 정재원을 만나 이야기한 영상을 공개했다. 선수들끼리 편하게 나눈 대화였지만 4년 뒤 밀라노 올림픽을 위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김민석은 2020년, 2021년 코로나로 인해 국제 시합이 열리지 않아 시합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데다 훈련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감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어떤 때는 하루에 40분 밖에 타지 못했다. 주말도 안 된다고 하고 공휴일이면 닫고 그래서 심할 때는 일주일에 4일 밖에 훈련을 못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 선수들은 하루에 두 번씩 타고 싶을 때마다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언제든지 탈 수 있는 외국선수들에 비해 우리는 ‘타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재원은 감각적·기술적 스포츠인 스케이트에서 훈련 부족은 치명적이었다고 토로했다.

정재원은 “타면 탈수록 다루기 편해지는데 타다 안타다 하고, 조금 타게 해주다 보니 빨리 타야하고, 그러면 자세도 신경 못쓰게 되고 디테일이 떨어지고 해서 너무 힘들었다”라며 올림픽을 수능에 비유했다. 정재원은 “외국 선수들은 꾸준하게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온 학생이라면 우리는 방에 가둬놓고 책도 못보게 하다 수능 날에 책을 던져주는 케이스”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김민석은 남자 1000m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에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석은 올림픽 경기 후 취재진에 “마지막을 좋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좀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1, 2등 선수를 보면서 아직은 나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밀라노 올림픽에서는 정상에 올라서겠다며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거리 대신 1000m와 1500m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민석이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를 마친 후 숨을 고르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김민석이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를 마친 후 숨을 고르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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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재원(오른쪽)과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이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2.2.21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재원(오른쪽)과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이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2.2.21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시설들 비활성상태
동계스포츠 새 얼굴 없는 한국
평창올림픽 시설과 경기장은 대회 직후 언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추고 문을 닫았다. 해당 연맹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공과를 놓고 권력 싸움을 벌이다 선수 육성을 소홀히 했고, 외국인 지도자 영입 등 평창 대회 때 추진했던 정부의 많은 지원책도 일회성으로 끝났다.

그로 인해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금2, 은2) 이후 가장 적은 금메달 타이기록을 썼다. 평창올림픽(금5, 은8, 동4)에 견주면 총 메달 수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새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올림픽 베테랑 이승훈은 “다음 올림픽에도 내가 가야 할 상황이 되면 정말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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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이승훈 연합뉴스
정재원 이승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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