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와 ‘극캉스’ 함께 떠나실래요?”

“저희와 ‘극캉스’ 함께 떠나실래요?”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22-07-01 18:57
수정 2022-07-0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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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클럽 라틴’ 연습 현장
여행연극이라는 독특한 형식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선정

“난 지금 걷고 있다. 전화도, 돈도, 애완동물도 없이, 담배도… (중략) 나는 떠나오기 전에 돈을 태워버렸다. 돈은 사람을 너무 신중하게 만든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CJ아지트 대학로 연극 ‘클럽 라틴’ 연습 현장. 기타를 멘 채 무대에 선 배우 김다흰이 나직이 대사를 읊조렸다. 이어 그는 기타를 연주하며 선율에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냈다. 이번 연극에서 그는 로커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문필’이라는 인물을 연기한다. 라틴아메리카의 황량한 자연 속에서 이름을 버리고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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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라틴 연습현장
클럽 라틴 연습현장 안주영 기자
잠시 숨을 고른 김다흰은 김광석의 ‘나의 노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 등을 연주하며 열창했다. 곁에 선 배우 임승범과 박동욱은 각각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 젬베와 키보드를 연주했다. 곡에 따라 박동욱은 에그셰이커에서 다시 탬버린으로, 임승범은 드럼으로 악기를 바꿔가며 흥을 돋웠다. 세 사람은 눈빛만으로 연주의 강약을 조절하며 환상의 호흡을 뽐냈다.

이들은 ‘플레이위드’라는 창작 집단을 통해 2010년부터 ‘여행연극’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박선희 연출가를 비롯해 배우들이 함께 여행한 후 그곳에서 겪은 에피소드, 여행지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연극을 만든다. 인도를 다녀온 뒤 ‘인디아 블로그’라는 연극을 만들고 독일을 다녀온 뒤 ‘클럽 베를린’을 무대에 올리는 식이다. 박 연출은 “연극도 해야겠고 여행도 좋아하는데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두 개를 같이 하면 안 될까’라는 생각에서 여행연극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행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여행할 때는 연극을 생각하지 않는다. 돌아온 뒤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작품의 메시지를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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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라틴 연습현장
클럽 라틴 연습현장 안주영 기자
이번엔 라틴 아메리카다. ‘클럽 라틴’은 스탠드업 코미디로 영상과 여행의 기록을 따라가며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는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6년 다녀온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여행이 연극의 뼈대가 됐다.

김다흰과 더불어 드라마 ‘미생’에서 까칠한 하대리 역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배우 전석호가 더블 캐스팅 됐다. 보통 더블 캐스팅인 경우 배우만 바뀌고 극의 내용은 똑같지만, ‘클럽 라틴’은 그날 출연 배우에 따라서 극의 내용도 달라진다.

이런 차별화된 매력 덕분일까. 이들은 CJ문화재단의 뮤지컬 창작자 및 창작단체 지원사업 ‘스테이지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행을 아직 꺼리는 사람들에게 여행의 대체제 ‘극캉스’를 선물할 수 있는 공연”이라며 “독특한 형식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까지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까지. CJ아지트 대학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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