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고전 입힌 춤과 노래… 국립극장 ‘봄빛 무대’

동서양 고전 입힌 춤과 노래… 국립극장 ‘봄빛 무대’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2-03-14 20:04
수정 2022-03-1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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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한복 입고 발레… 역동 군무
리어, 물 20t 흐름으로 정서 표현

한국 고전 ‘춘향전’에 서양 발레를, 서양 고전 ‘리어왕’에 우리 고유의 창극을 접목시키면 어떨까. 봄을 맞아 국립극장에서 동서양이 접목된 공연을 잇달아 볼 수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창작발레 ‘춘향’(위)으로 올해 시즌의 문을 연다.

2007년 초연한 ‘춘향’은 한복의 선과 색을 통해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작품의 백미는 춘향과 몽룡이 펼치는 세 가지 유형의 파드되(2인무)다. ‘초야 파드되’(긴장과 설렘), ‘이별 파드되’(슬픔과 절망), ‘해후 파드되’(기쁨과 환희)로 이어지는 춤은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환상 서곡 ‘템페스트’ 등과 어우러져 연인의 감정 변주를 슬프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담아낸다. 이별 장면의 여성 군무는 폭발적 역동성과 장엄함이 느껴지고, 과거 급제와 어사출두 장면의 남성 군무는 극강의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발산한다.

사흘간 5회차 공연이 진행되는데 주인공 춘향과 몽룡은 4인 4색 커플로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손유희와 이현준, 홍향기와 이동탁, 한상이와 강민우가 각각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창극으로 재구성한 ‘리어’(아래)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립창극단은 ‘리어’를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리어’는 시간이라는 물살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2막 20장에 걸쳐 그려 낸다. 배삼식 작가는 삶의 비극과 인간에 대한 원작의 통찰을 물(水)의 철학으로 일컬어지는 노자의 사상과 엮어 냈다. 리어와 세 딸, 글로스터와 두 아들의 관계를 통해 서로의 욕망을 대비시키면서 세대와 관계없이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고요한 가운데 생동하는 물의 세계를 꾸미기 위해 무대에는 20t의 물이 채워질 예정이다.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이 변화하며 작품의 심상과 인물 내면의 정서를 드러낸다.



서사를 이끄는 리어와 글로스터는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각각 맡았다. 작창가 한승석은 ‘장기타령’이나 ‘배치기’, ‘청사초롱’, ‘투전풀이’ 등의 민요를 빌려 소리 색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2022-03-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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