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극본상과 음악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NHN링크 제공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극본상과 음악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NHN링크 제공
“신나요. 왜냐하면 오랫동안 함께 고생한 분들이 굉장히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해요.”(극작가 박천휴)
“저도 너무 흥분해서 한국말로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믿을 수 없어요.”(작곡가 윌 애런슨)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주인공이었다. 뮤지컬 신작 부문 작품상과 연출상(아던), 극본상(애런슨·박천휴), 음악상(작곡 애런슨, 작사 애런슨·박천휴), 남우주연상(대런 크리스), 무대 디자인상(데인 래프리·조지 리브)을 거머쥐며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창작한 초연 뮤지컬이 한국 창작자와 함께 브로드웨이로 넘어가 현지 제작진과 손잡고 토니상 6관왕을 이룬 건 분명히 한국 뮤지컬의 성과이자 새 역사다.
특히 한국인으로는 처음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극본상과 음악상을 받은 박천휴(42)와 역시 2관왕이 된 애런슨(44)은 이날 시상식에서 한국 뮤지컬계를 토대로 성장한 창작 듀오로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제작사 NHN링크를 통해 전한 수상 소감에서 박천휴는 “여러 명이 진심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어요. 그것 하나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우리 반딧불이(미국 팬덤)와 헬퍼봇(한국 팬덤)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윌휴 콤비’로 유명한 두 사람은 2008년 뉴욕대(NYU)에서 처음 만났다.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애런슨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작곡을 제의받았고, 애런슨이 작사가로 박천휴를 떠올리면서 창작 파트너가 됐다.
‘번지점프를 하다’를 인상 깊게 본 김유철 당시 우란문화재단 프로듀서(현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가 이들에게 연락했고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재단 프로그램과도 맞아 떨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어쩌면 해피엔딩’ 창작에 들어갔다.
‘어쩌면 해피엔딩’ 구상은 2014년 박천휴가 한 카페에 앉아 들었던 데이먼 알반(밴드 블러의 리더)의 ‘에브리데이 로봇’(Everyday Robots)에서 시작됐다. 스마트폰을 보며 귀가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로봇에 비유한 노래에서 로봇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떠올렸고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상상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작업을 쌓아 올려 2015년 시범 공연을 했고 2016년 말 300석 규모의 대학로 극장에서 초연했다.
박천휴는 “한국에서 첫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을 한 게 10년 전이다. (올해) 10주년이 됐는데 한국 관객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뉴욕에서 공연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윌휴 콤비는 새로운 작품과 함께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 등을 영어로 번안한 작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해피엔딩’ 국내 공연은 오는 10월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다. 박천휴는 “‘일 테노레’도 빨리 재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너무 그립다”는 바람도 전했다.
최여경 선임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